우리는 모두 자기가 자기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의식속에는 나도 모르는 또 하나의 '나'가 있어 나도 모르는 실수를 하게 하기도하고, 내가 지향하고 내가 주장하는 것과는 전혀 상반된 행동을 하게도 한다. 보통 우리는 그 모순을 나중에 의식하고 부끄러워할 때가 많다. 그러나전혀 자기가 모순을 감행하는지를 모르고 스스로를 늘 정당하다고 믿는 경우도 많다. 내가 알고 있는 '나'만을 나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그것만을 내세우다 보면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것이다.심리학적인 의미에서의 '그림자'란 그와 같이 '나'의 어두운 면, 즉 무의식적인 측면에 자리하고 있는 나의 분신을 뜻한다. 자아의식이 강하게 조명되면 될수록 그림자의 어둠은 더욱 짙어지게 된다. 선한 나를 주장하면 할수록악한 것이 그 뒤에서 그만큼 에너지를 축적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령 '흥부와 놀부' '콩쥐와 팥쥐'와 같은 선악의 대립이나 '진짜와 가짜'의 대립이오래된 이야기 전통에서 흔히 발견되는 것도 인간정신의 의식성과 무의식성,그 명과 암의 대립적 구도가 자연스럽게 표출된 것이라는 것이다.예술은, 의식의 뒷면에 놓여져 마치 어두운 창고에 내버려진 곡식이나 연장처럼 방치된 여러가지 심리적 내용물이 곰팡이가 피고 녹이 슬지 않도록 의식화될 시간과 장소를 마련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그림자의 문화'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의식될 기회를 잃어 미분화된 채로 남아있는 원시적인 심리적 경향과특징물을 햇볕을 보게하여 공격적이고 부정적인 에너지를 변환시켜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요즈음처럼 뒤숭숭한세태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화의 역할이 아닌가 한다.
〈소설가·대구교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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