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감투에 눈먼 구의원

입력 1995-04-15 00:00:00

"끝까지 감투싸움에 눈이 멀어 추한 꼴을 보이는군요"대구시 남구의회 제35회 임시회가 13일 오후 의회대회의실에서 열렸다.이 자리에서 의원 15명은 투표를 통해 임기 77일의 의회의장등 집행부를 선출했다.

임기가 비록 70여일에 불과하지만 이날 의원들은 사뭇 심각한 얼굴들이었다.시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의장이 사퇴함에 따라 공석이 된 집행부구성을 앞두고 일부의원들은 부의장이 의장직무를 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그러나 대부분 의원들이 새로운 집행부 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다분히 '자리'에 대한 욕심이 깔려있기 때문이었다.

한 의원은 '이번엔 내가 의장을 한번 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많다"는 지적도 했다.

의장선거에 따른 과열을 걱정한 의원들은 '만장일치'로 의장을 뽑는 것이모양새가 좋다고 판단, 투표 하루전까지 의장후보조정을 시도했다.그러나 이마저도 실패해 의장선거에 나선 의원은 3명이나 됐다. 개표결과 의장에 당선된 하원호 의원이 얻은 표는 모두 9표. 다른 후보를 지지한 표도 6표나됐다.

투·개표과정을 지켜본 한 공무원은 "남구의회는 임기만료를 앞두고서도 의장선출에 따른 불협화음이 벌어지는등 끝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의원들의 끝간데 모르는 자리욕심(?)을 나무랐다.

이날의 의장선출은 의원자질시비, 호화성외유, 과다한 예산사용등 그동안 드러난 지방의회의 부끄러움을 또 다시 되새겨주는 행사로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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