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재무장관 언론과의 전쟁

입력 1995-04-13 00:00:00

사우디왕자의 접대를 위해 콜걸(창녀)을 고용하려 했다는 보도를 두고 영국의 장관이 언론을 상대로 '외로운 구세군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존 메이저총리내각의 22명 각료중 한사람으로 보수주의진영의 주요인물인 조나단 아이트켄재부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이 사우디왕자를 위해 콜걸을 고용하려 했다고 보도한 가디언지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그의 이같은 발표는 북아일랜드장관의 정무차관인 리차드 스프링의원이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남녀와 함께 혼숙했다는 보도로 사임한지 하루만에 나온것이어서 언론과 정치인과의 한바탕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게다가 아이트켄장관은 자신이 불법적으로 이란에 무기를 판매한 영국기업의중역이었다고 보도한 런던일간지 인디펜던트지와도 이미 논쟁을 벌이고 있는상태이다.스프링의원(48)은 메이저총리정부출범이후 지난3년에 걸쳐 섹스스캔들과 윤리적인 문제로 공직을 그만둔 17번째의 희생자가 된 것이다.때문에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사생활문제가 언론에 너무 노출되는 것에 불만을 나타내며 사생활보호법에 대한 새로운 욕구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가디언지보도에 따르면 아이트켄재무장관(52)은 사우디의 파드국왕아들인 모하메드 빈 파드왕자가 런던서부지역에 머물때 파티를 위해 왕자를 위해 콜걸들을 고용하려다 실패했다는 것.

가디언지는 또 아이트켄장관이 국방장관시절 파리호텔에 머물때 중동의 한실업인이 요금을 지불했으며 레바논인소유의 무기회사 중역임을 의회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92년 메이저내각에 들어오기전 중동과 거래관계를 맺어온 아이트켄장관은 이같은 보도를 "사악한 거짓말"이라 일축하고 "왜곡되고 뒤틀린 언론의암을 잘라내기 위해"법적 투쟁을 벌일 것이라 주장했다.

가디언지의 이같은 보도에 이어 그레나다TV에서도 아이트켄장관의 소송제기공언에도 불구하고 콜걸스캔들을 방영함으로써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정치인들은 언론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사임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있지만 메이저총리가 집권한뒤 내세운 '기본원칙에의 복귀'운동때문에 많은각료들이 스캔들로 자리를 물러나는 형편이다.

혼자 외롭게 영국언론과 투쟁을 계속하는 아이트켄장관이 과연 어느정도 버티며 성과를 얻어낼지에 세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인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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