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책·장공천 분배싸고 공방

입력 1995-04-12 22:33:00

민주당과 신민당의 통합작업이 빠른 물살을 타고 있다. 이기택민주당총재와김복동신민당대표는 11일 오후4시30분부터 1시간반동안 서울시내 플라자호텔에서 회동, 사실상 양당을 통합키로 의견접근을 보았다. 양당통합실무대표들이 이미 합의한 당대당통합, 공동대표제, 민주당당명사용 그대로이다.이번 극적인 양자회동직후 이총재는 "현재 통합을 하는데 장애요인은 별로없다"면서 15일쯤 통합선언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12일 아침 자택에서 통합일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통합일정은 통추위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통합을 기정사실화했다. 또 김신민대표도 회동직후 "이총재를 만나보니믿을 만한 사람으로 느꼈다"면서 "다음번 만남에서는 통합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종전과 달리 낙관론을 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두사람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통합국면으로 진입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그러나 이같은 양자회동의 통합원칙합의에도 불구하고 정가주변에서는 비관론이 좀처럼 숙지지않고 있다. 통합으로의 가닥은 잡은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아직도 미지수라는 것이다. 내막의 진행상황이 외견의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지적들이다.일단 양자회동에서 나눠진 대화의 내용이 정가의 관심거리다. 이민주총재는원칙적인 얘기만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날 김신민대표는 이민주총재에게 자민련을 포함하는 야권대통합, 연합공천 그리고 신민당의 호남지구당위원들에 대한 배려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는 이총재로서도 독자판단으로 선뜻 답하기 어려운 사항들이다.

결국 양당의 통합앞에는 난제들이 가로놓여 있다는 진단이다. 우선 지분문제가 걸려있다. 신민당측에서 민주당의 아성인 서울과 호남지역의 지구당을 과다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미 민주당은 통일시대국민회의와 새한국당과의 통합으로 이미 이곳은 포화상태이다. 또 신민당은 일부호남지역에 대한 자치단체장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민주당으로서도 수용키어려운 대목이다.

그러나 선거전 자민련과의 야권대통합과 내각제로의 권력구조개편합의가 통합의 전제조건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관측이다. 이총재도 이 문제는 현재로선 해결하기 불가능하다는 입장이고 김대표도 절대조건으로 달지는 않는것같다는 분석이다. 이총재도 만약 신민당과의 통합시 내각제개편을 주장하는신민당내 일부인사들이 이탈하는 경우까지 상정하고 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박지원민주당대변인은 12일 통합전망에 대해 "현재 양당의 통합에는 여러가지 난관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양대표의 통합의지가 강해 통합선언까지는 나올 것 같다"고 일단 희망적인 견해를 밝혔다.

결국 이번 양당통합문제는 이총재가 12, 13일 지방나들이를 갔다온 후인 15일 전후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신민당의 김대표가 11일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과 만나 내각제추진을비롯한 지분등 야권통합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김이사장과 접촉을 희망했고 또 "김이사장은 고생을 많이 한 분이기때문에 그분이 잘되도록 주위에서도와야 한다"며 그와의 협력용의도 있음을 시사하는등 김이사장을 의식하고있는 의도에 대해 정가는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내각제를 통한 지역연합과 8월 전대이후의 지분보장문제등에 대한 담판성격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이무성하다. 또 정가에서는 이총재와 김대표간의 통합작업급진전을 놓고 양자간의 역할분담밀약설이 나돌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이헌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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