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우주의 나이는 "고무줄"

입력 1995-04-11 08:00:00

우주의 나이는 고무줄인가. 이제까지 우주의 나이는 1백50억년이라는게 정설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이 천문학의 정설을 완전히 뒤엎고 말았다.80억년부터 2백20억년까지 제각각이다. 연구팀에 따라, 관측방법에 따라 우주의 생성기간이 마음대로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게 현실이다. 현재의 과학수준을 보여주는 잣대인지도 모른다.

지금껏 과학자들이 금과옥조마냥 받들어왔던 허블상수를 이용한 측정법자체가 잘못됐을지 모른다는 주장조차 제기되고 있다.

경북대 천문기상학과의 박명구교수는 "기존의 계산방법에 아인슈타인의 우주상수등 새로운 항목을 적용시켜 보다 정교한 계산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말했다.

천문학자들이 우주의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은 우주팽창률을나타내는 허블상수. 이 상수는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일수록 빠른 속도로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이 우주팽창을 거슬러 올라가면 1점에 집중한다는 허블의 이론에 따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팽창하고 있는 우주는 과거의 어느 순간부터 폭발적으로팽창을 시작했다는 빅뱅우주모델이 제창됐다. 은하가 1점에서부터 시작했다는 빅뱅이론을 바탕으로 멀어지고 있는 은하의 거리를 측정해 우주의 나이를도출하는게 측정법의 기본방식이었다.

구성성단이라 불리는 오래된 별중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을 측정하는 방법도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결과는 현재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1백50억~1백80억년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카네기천문대의 측정결과는 우주의 나이에 대한 수수께끼를 증폭시키고 있다.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처녀자리은하단 중심에 있는 세페이드변광성을 관측한 결과 우주의 나이는 불과 80억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도출해냈다.

또 중력렌즈효과를 통해 허블상수를 구하는 방법으로는 우주의 나이가 2백억년정도로 계산된다. 중력렌즈란 먼 곳에 있는 천체의 빛이 은하단등의 중력으로 인해 굽어 2개이상의 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2개 상에 대한 밝기의변화가 시간적으로 어긋나는 차이를 계산하면 허블상수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초신성으로 마지막 폭발을 일으키는 별의 스펙트럼을 측정한 결과는 우주의나이가 1백40억~2백20억년이 된다.

도대체 어느 결과로가 정확한지 알 수가 없게 됐다. 허블상수에 잘못이 있는지 아니면 기존의 우주모델이 재검토되어야 할지를 놓고 천문학계가 혼란에빠져있다. 무엇이 옳은지 밝혀줄 천문관측기술이 뒤따르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천문관측기술이 현재보다 진일보할 21세기쯤에야 우주의 나이를 둘러싼 수수께끼가 풀릴 것 같다. 〈박병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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