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양명학회가 8일 성균관대 시청각교육원에서 창립된다. 국내 학계에서 처음으로 발족되는 이 학회는 한국 사상사를 풍성하고 다양하게 발전시킬 것으로기대된다.학문의 주체성과 개성의 개화를 특징으로 내세우는 양명학회가 출범하게 된동기는 현대사회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획일성에서 벗어나는 분위기인데다가 양명학이 지닌 서민 지향성과 마음(심학)을 강조하여 희망을 갖게하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학회는 지난 1월 전 동아대 유명종, 고려대 김충렬, 서강대 정인재, 이화여대 이규성, 동국대 송재운, 성균관대 송학영, 경희대 김수중, 호서대 김교빈,충남대 김길라, 육군사관학교 박연수, 공주사대 송석준, 영남대 최재목교수등이발기, 경북대 송휘칠교수등이 추가로 참여하게 된다.명나라 왕수인에 의해 주창된 양명학은 지식과 실천에 있어서 지식이 앞서고실천이 뒤따른다는 주희식의 주지주의를 배격한 '지행합일'과 '치양지설'이핵심으로 왕수인의 '전습록'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16세기 초반이다.양명학은 이황 박세채 한원진등에게 계속 배척받다가 남언경 이요등에 의해수용되기 시작, 정제두에 의해 독자적인 양명학파가 형성되었으나 주자학 일변도에 밀려 정착되지 못했다. 개화기에는 박은식 정인보 송진우등이 양명학을 통해 독립운동을 활발히 펼쳤는데 특히 정인보는 '양명학연론'에서 조선수백년의학문은 오직 유학이고 또 정주만을 신봉, 자기의 편의를 꾀하는 사영파(사영파)나 사대적인 존화파가 생기는 폐단이 생긴다고 지적하며 양명학을 통한 '조선혼의 환기'를 강조했었다.
"국내 학계에서는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가 10명을 넘어설 정도이고 다른학문을 하다가 양명학으로 돌아선 연구자도 많다"는 최재목교수는 최근 연구자들사이에 양명학 열풍이 불어 '양명학-왕양명에서 웅십력까지'(양국영 지음, 김형찬 박경환 김영민 옮김, 예문서원 펴냄) '양명학통론'(송학영 외 1명 지음, 박영사 펴냄) '한국의 양명학'(유명종 지음, 동화출판공사 펴냄)등이 출간됐다고전한다. 최교수도 7월경 '양명학의 한국적 변용'을 선보일 예정이다.
"양명학은 혁명의 철학, 모반의 학문으로 불릴만큼 교조주의적인 것을 뒤엎고기존의 권위를 부정한다"는 송휘칠교수(경북대 퇴계연구소장)는 "우리나라와는달리 일본의 경우 소중화의식이 별로 없어 양명학파가 대담하게 형성,일본사상사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밝힌다.
"한국의 사상계가 너무 퇴계학 주자학 일변도여서 사상사적으로 다양성이 모자란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양명학회가 창립된다는 소식에 학계에서는 한국 사상사를 풍성히 하는데 일조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이 학회는 창립총회에서 '한국 양명학의 계보'(유명종) '양명심학의 뿌리'(김충렬)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갖고 일본 중국 양명학계와의 교류도 할 계획이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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