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리포트-어린이 요충관리

입력 1995-04-06 00:00:00

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국민건강을 위협했던 회충, 편충, 구충(구충:십이지장충, 듀비니구충) 등의 기생충감염은 생활수준 향상, 식생활 및 위생관리의개선 등으로 크게 감소됐으나 접촉감염, 가족감염이 쉽게 되는 요충의 경우아직도 높은 감염률을 나타내고 있어 관리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이미경주부(38·대구 산격동)는 "유치원에 다니는 딸이 잠자다 칭얼대며 항문이 가렵다고 해서 보니 흰 충체가 꼬물거리고 있었다"며 "집에서 봄 가을로 구충약을 먹이는데도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궁금하다"며 대책을 호소했다.요충감염은 어른보다 아이들에 한결 심각해서 항문소양증, 수면장애, 식욕감퇴, 신경과민 등의 증상으로 주의산만과 함께 학력저하, 정서장애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92년 연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의 조사에 따르면 '도시아동의 요충감염률'은약 14%로 나타나고 있으나 실제로는 15~20%선으로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요충은 맹장부근에 기생하다 주로 야간에 항문주위에서 산란을 하므로 그 충란들이 옷이나 침구 등에 떨어지기도 하며 손톱을 통해 오염되기도 한다고한다. 산란후 6시간이 지나면 감염력을 갖게 되는데 특히 유치원 원아등 단체생활하는 어린이들의 경우 충란이 교실바닥에 떨어지거나 항문긁은 손으로공동놀이기구나 교재 등을 만짐으로써 다른 아이들에게도 쉬 옮겨질 수 있어집단구제(구제)가 요구된다.

그러나 이같은 요충관리에 대해 어린이교육, 보육기관의 관계자들과 부모들은 그리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어린이 요충관리 예산을 책정, 구청별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원아등을 대상으로 요충검사를 지시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전문지식이 없는 부모들에게 일임돼 있어 형식에 그치고 있다.

요충은 주로 밤에 항문바깥에 산란하므로 이른 아침 목욕을 안한 상태에서스카치테이프로 충란을 묻혀내는 '항문도말법'이 사용되는데 일부 어린이집에선 '잠자기전 스카치테이프를 항문에 붙여두라'고 지시한 예도 있다. 이경우 요충이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므로 적당한 검사방법이 될 수가 없다. 또한스카치테이프에 묻힌뒤 즉시 검출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체돼 충란변형 등으로 정확한 검사가 어려워질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구충제 투약대상을 그 검사의 양성자만으로 한정하기 때문에 집단구충의 필요성이 있는 요충관리에 실질적인 효과를 얻지 못하며, 감염자인데도감염이 아닌 것으로 여겨져 요충의 확산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요충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가족구성원중 감염자가 있으면 가족모두구충을 해야하며, 전파속도가 빠른 유치원, 어린이집, 놀이방, 국민학교 등에서 집단구충을 해야만 재감염률을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주로 유아와 취학전후의 아동에게 감염률이 높은 요충관리는 철저한 위생관리와 가족단위 구충 및 집단구충을 봄, 가을에 3주간격으로 3~4회 반복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주부리포터 김인숙씨는 올해 38세로 동아대 생물학과와 연세대보건대학원(보건학 석사)을 졸업, 세브란스병원 임상병리사, 김천보건전문대 외래강사 등을 지낸 분으로 4월부터 새필진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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