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이란 원자로판매 강행

입력 1995-04-04 00:00:00

러시아는 3일 대이란 원자로 판매를 취소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하는한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동구권 지역을 끌어들이는 동방확대 계획을예정대로 추진할 경우 유럽배치 재래식 군사력 현황에 관한 협정(CFE)의 이행을 중단하고 구소련권에 대해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러시아를 방문중인 윌리엄 페리 미국방장관은 이날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총리와의 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정부는 대이란 원자로 판매계획에 대한입장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취소 요구가 거부당했음을분명히 했다.페리장관은 이란이 10억달러 규모의 원자로 구매로 이전받게 될 기술과 폐연료를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할 우려가 있다는 미국의 지적에 러시아도 동의했으나 체르노미르딘총리는 통제를 강화하면 그같은 일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페리장관은 "그러나 나는 그같은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을 전했다"고말하고 미국과 러시아 관리들은 앞으로 수주일동안 핵무기 제조를 위해 농축될 수 있는 폐연료에 대한 안전조치 문제등을 계속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의 입장은 러시아가 이란에 원자로를 판매하지 않기를 바란다는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도 러시아의 대이란 원자로 판매계획 취소 거부가 최종적인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는 5월 9일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전에 그 문제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파벨 그라초프 러시아국방장관은 이날 페리장관과 회담을 가진뒤 나토가 구소련의 영향아래 있었던 동구권 국가들로 급속한 확대계획을 추진할 경우 지난 90년 체결한 유럽배치 재래식 군사력 현황에 관한 협정의 이행을 거부하는등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라초프장관은 폴란드와 체코등 동구권 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러시아를 주변국가들로부터 고립시키려는 것이라며 "대응조치가 취해질 수밖에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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