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부모 자녀간 올바른 관계정립"

입력 1995-03-30 08:00:00

유산상속을 노려서, 병 수발이 귀찮아서, 자신을 꾸중한다는 등 각종 이유로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패륜사건이 잇따르면서 부모·자녀간 바람직한 관계정립을 위한 '효율적인 부모역할 훈련'(Parent Eff-ectiveness Training)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천주교대구대교구가정사목부, 대구YMCA서부지회, 대구크리스찬아카데미, 신일전문대 평생교육원, 영천YMCA, 김천YMCA 등이 현재 P·E·T교육을 열고 있으며, 4월부터는 대구YMCA 중부, 남부지회가 이 강좌를 신설할 계획이다.미국의 심리학자 토마스 고든박사가 개발한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은 비행청소년을 교화시켜 가정으로 보낸이후 비행이 거듭되는 현상에서 근본적 문제가 부모에게 있음을 파악, 부모자녀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문제해결의 키 포인트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일종의 대화법, 인간관계법이다.대부분의 패륜사건들이 평소 부모 자녀간의 대화단절이나, 부모가 권위를 내세워 자녀의 욕구를 눌러버렸거나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준데서 비롯된다는사실은 이같은 가족간 올바른 대화법의 필요성을 말해준다.P·E·T강사 김성희씨는 "부모 자녀가 서로를 독립된 인격체로 인식, 대화를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한 일종의 대화법으로서 민주적 가정분위기 형성과 함께 부모에겐 가정사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갖게하고 자녀에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한다"고 밝혔다.한마디로 좋은 인간관계를 위한 대화법인 P·E·T는 서강대 심리학과 교수김인자씨(한국심리상담연구소장)가 6년전 미국에서 도입, 대구에는 4년쯤 됐다. 10~20명 단위의 주 1회 8주과정으로 이론설명, 시범보이기, 역할놀이,소집단토의, 훈련교재를 이용한 실습 등의 과정이며 한국심리상담소의 수료증이 발급된다. 특히 시범보이기, 역할놀이는 참가자들이 남편과 아내, 어머니와 자녀 등으로 역할을 바꿔가며 대화를 하고 교사가 조언을 해주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자신의 잘못된 대화법은 고쳐나가는 방법이다. 이를테면 엄마와 아이가 길을 가다 큰 개가 나타나 아이가 엄마뒤로 숨을 경우흔히 엄마들은 '괜찮아, 안무서워'라고 말하는데 이는 아이의 두려움에 대한이해라곤 전혀없는 엄마의 생각일뿐이라는 것. 이럴땐 '그래, 개가 물까봐무섭지. 하지만 엄마랑 같이 가면 괜찮아'하는 식으로 아이의 감정을 살피고이해함으로써 아이로하여금 '내가 이해받는구나'하는 안도감과 함께 스스로의 문제를 이겨나가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주부수강자들은 "아이들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평소의 잘못된 대화법을 고침으로써 아이들뿐 아니라시부모, 남편과의 관계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전경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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