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13기 대왕전 2차예선 결승

입력 1995-03-27 08:00:00

▨유칠단, 본선행강칠단의 기풍은 언제나 두터움을 바탕으로 스케일이 크고 유장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런 유장함이 스피드를 요하는 현대바둑에서는 발이 느린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집백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 바둑에서도 잘 나타나듯 백의 강칠단은 초반을 발느리게 시작, 대세에 한걸음 뒤져 국면을 어렵게 이끌어 나갔다.

더구나 흑73에 백74의 나약한 응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는 견실하다 못해 지나치게 움츠린 수로 많은 기사들로 부터 질책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뒤늦은 발동으로 백76이하 좌변 교란전에 나섰지만 흑93, 95를 당하면서 사는데만 급급하여 전세가 기울었다.

그 여파는 초반 우변을 내주며 백66의 변신으로 상변을 키우려던 야심이 흑101로 지워졌다.

또 흑99를 두게한 잘못으로 127의 침입수를 허용하는 등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된다.

이에 비해 유칠단은 전체적으로 이렇다할 실착이 없이 끝까지 순항, 완승을거두었다.

흑223-74. 백252-44. 백254-153. 흑255-192. 흑6집반승.

〈양현모〉

(강평:하찬석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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