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제 이상한 조짐 -대형부도 파문 돈줄경색

입력 1995-03-17 08:00:00

대구 경제가 심상치않다.올들어 엔화의 급속한 평가절상으로 수출경쟁력이 높아졌다지만 지역 주력업종인 섬유업계의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않은데다 ㈜두성·하나백화점등 중견기업들이 대형 부도를 내고 또다른 중견기업들의 부도위기설도 끊이지않고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경제 지표상으로는 호황이지만 체감 경기는 반대 라며최근 있은 대형 부도때문에 은행등 금융기관은 물론 사채시장도 자금흐름이경색돼 기업의 자금난은 한층 심해질것같다 고 크게 우려하고있다.경제 지표로 대구경제를 본다면 크게 나쁠것이 없다고 관계자들은 분석하고있다.

올해 1~2월의 부도율이 0·52%로 지난해 연중 평균치와 같고 지난해 같은기간보다는 오히려 다소 낮아 자금사정은 그다지 심각하지않다.또 수출 선행지표인 L/C 내도액도 올해들어 지난해보다 30%이상 늘었으며 2월 한달간에는 40%이상 급증한만큼 대구경제가 결코 어렵다고 할수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 경제계 인사들은 경제 지표는 좋게 나타나지만 피부로 느끼는체감 경기는 극히 좋지않은 상태라고 말하고있다.

섬유업계의 경우 3월이 되면 중국의 추석 특수 경기로 직물 수출이 활기를띠고 공장마다 제품 선적 준비로 바쁘게 움직여야하는데도 아직 별다른 주문이 없다는 것.

섬유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지난해보다 30%이상 높아진것으로안다 며 오는 5월까지 중국 특수가 없으면 지역 섬유업계에 엄청난 회오리바람이 불어닥칠 것 이라고 우려했다.

㈜두성·하나백화점의 대규모 부도 여파로 소규모 하청·납품업체의 연쇄 도산 우려가 높은 가운데 다른 중견기업들의 부도위기설도 계속 번져 지역 경제를 어둡게 하고있다.

특히 ㈜두성등 2개 업체의 부도를 계기로 금융기관마다 자금 대출을 한층 엄격히 할 움직임을 보이는데다 급전 조달창구인 사채시장마저 경색될 전망이어서 가뜩이나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을 한층 불안케하고있다.은행 한 관계자는 재무구조를 면밀히 분석,부채비율이 높거나 담보력이 떨어지면 추가대출은 사실상 불가능한것은 물론 기존 대출 자금 회수에 나서야할 형편 이라고 말했다.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의 신용대출은 상상도 못하고 신탁대출도 예금을3개월간 해야 가능한 형편이어서 대부분 기업들이 자금 고갈상태 라며 중견기업의 잇단 부도로 가뜩이나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어있는데 자금사정이조금만 더 경색되면 한계에 몰린 기업들의 도산이 잇따를것 이라 우려했다.〈허용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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