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뒷얘기-보스의 욕

입력 1995-03-1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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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복싱은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선수들의 기량이 외국선수들보다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지금까지 숨겨지고 있는 또하나의 원인이 있었다.당시 대한체육회장은 김택수씨였다.

지금은 작고했지만 김택수회장은 대단한 정열의 사나이였다.젊었을때 잠시 복싱을 했던 김회장은 체육회장이 된 뒤에도, 그리고 몬트리올 올림픽에 참가해서도 복싱에 유난히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양정모가 레슬링에서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복싱에서도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것이 김회장의 욕심이었다.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김회장의 간섭은 지나쳤다.

한국선수가 출전하는 복싱경기가 있을 때마다 김회장은 링사이드에 앉아서직접 작전지시를 내리는 것이었다.

감독과 코치는 있으나마나였다.

김회장은 최선을 다했으나 밴텀급에서 송순천이 은메달을 획득한 것이 전부였다.

금메달은커녕 동메달도 추가하지 못했다.

김회장의 지나친 열정과 의욕이 오히려 선수들의 경기력에 걸림돌이 됐다는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스타 디에고 마라도나도 비슷한 이유로 만디쥬팀의 감독직을 사임했다.

이팀의 구단주는 로베르토 크루스라는 기업가다.

축구를 무척 좋아하는 크루소회장은 감독 라이센스도 없는 마라도나를 만디쥬팀의 감독으로 임명했다.

파격적인 대우였다.

그러나 마라도나는 크루소회장이 싫었다.

사사건건 간여하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었다.

선수기용까지 크루소회장이 직접 하고 나서니까 감독으로서는 싫을 수밖에없는 일이다.

마라도나가 취임한지 3개월만에 만디쥬팀은 1승5무5패라는 저조한 전적을 기록했다.

크루소회장은 마라도나를 원망했으나 마라도나는 모든 책임을 크루소회장에게 떠넘긴 채 사퇴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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