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론-다매체시대의 케이블TV

입력 1995-03-10 08:00:00

지난 3월1일부터 본격적인 케이블TV 시대가 시작되었다. 그것은 '꿈의 매체,뉴미디어 시대의 기수, 30개 전문화 채널, 24시간 방송'과 같은 홍보문구의의미가 우리들 삶의 일상속에 밀접하게 자리매김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이제까지의 산업사회에서 우리가 맛보았던 문화양식과는 아주 다른 방향에서새로운 문화생산과 소비양식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결국 케이블TV는 우리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서 우리 사회를 국제화 세계화로 이행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삶의 질 향상에 큰영향

더구나 '정보'가 식량이나 에너지의 단계를 넘어서 가장 큰 자산 개념으로등장한 오늘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재의 시장상황 속에서 감각기관을총동원해서 자기만의 맛을 찾는 오늘날의 수용자들은 이제 스스로의 선택을통해서 욕구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불특정 다수속의 익명으로서수동적으로 받아들였던 일방적인 정보를 거부하고, 이제는 내가 '나'라는 개성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다양하고 차별화된 시장에서 스스로골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회환경의 변화속에서 매체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특히 컴퓨터와 통신기술이 결합하여 정보의 활용능력이 획기적으로 증대함으로써 정보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는 '정보화사회'는 하나의 필연적인 시대적요구인 셈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의 종합정보통신망(ISDN) 구축의 전초단계로서 기술과 서비스가 융합된 매체형태의 케이블TV가 새롭게탄생하면서 쌍방향적인 정보의 고속도로를 닦기 시작했다. 따라서 케이블TV는 이제까지 우리가 일방적으로 접하고 있는 공중파TV가 창조했던 '대중문화시대'를 닫게 하고, '분중문화시대'를 엶으로써 새로운 다매체시대의 정보화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분중문화시대 개막

여기에서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케이블TV가 정말 우리에게필요한 것인지, 그렇다면 시기는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니다. 또한 공사지연과 주요 부품의 수급차질, 그리고 도·농간의 격차등 방송준비과정에서 드러난 기술적이고 행정적인 문제들 역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므로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야 될 문제는케이블TV가 가져올 정보의 내용이 아닐까. 특히 다채널, 다선택, 그리고 전문성으로 특징지워지는 케이블TV가 24시간 내내 우리들의 생활속에 자리잡음으로써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결국 그 내용의 질에 따라서 우리들삶에 약도 될 수 있고, 독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뉴스, 교양, 오락 등 12개 분야의 20개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자들의 투철한 직업의식과 국민에게 유익한 정보를제공하겠다는 사명감의 실천이다. 물론 시청자들의 정보편식 현상도 우려되는 일이지만, 특히 상업성에 치우쳐서 저질의 외국프로그램으로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을 파괴시키는 일은 가장 경계해야 될 것이다.

*저질 외국프로 경계를

한편 케이블TV가 갖는 또 하나의 특성은 '지역성'이다. 현재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차적으로 허가된 54개의 지역케이블TV 방송국은 각자 자체 제작하는지역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결국 케이블TV가 '지역매체'로서 존립할 수 있는것은 이같은 지역채널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달려있다. 궁극적으로 지역주민의 참여를 확보해서 지자체의 정착을 도모하고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키기위해서, 또한 앞으로 맞아야 할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권한과 책임을 함께 갖는 '생비자(Prosummer)시대'를 준비하는 차원에서도 케이블TV의 지역채널은 그 지역의 특성에 맞게 운용되고,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새로운 다채널시대를 여는 뉴미디어의 기수로서 케이블TV가 만들어 가야할 진정한 정보문화의 정착은 주어진 환경여건에 따른 적극적이고 신속한대응전략 속에서 스스로의 문제를 극복하고 노력해서 주민과 시청자에 의해선택받는 자기확립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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