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자세력 업기' 경쟁 치열

입력 1995-03-07 22:43:00

누가 민자당의 대구시장 후보가 될지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반민자를 표방하는 야권인사들의 움직임은 바쁘다. 이들 대부분은 표면적으로는 반민자 비민주 불신민·자민련이라는 시민들의 정치의식에 발 맞추기 위해 '반민자'무소속 대열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민자당 공천이 결코 선거에 유리하지않고 오히려 부담이 될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현재 공식·비공식 경로를 통해 시장선거 출마표명을 한 인사들만 해도 이해봉·이의익전시장, 유수호·신진욱의원, 문희갑·김종기전의원 등 6명이다.그리고 출마가 점쳐지고 있는 인사들도 김복동의원과 김상연대구시의회의장여동영전대구시변호사회회장 등 다수 있다.

이들 가운데 민자당의 공천이 확실시되던 이상희전시장의 불출마시사 발언으로 민자당 공천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는 인사들은 "민자당의 공천은 절대 받을수 없다"며 "무소속으로 시민들의 뜻을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인사가 문전의원과 이해봉전시장이다.문전의원의 경우 "나로서는 민자당의 제의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며 무소속시장선거 출마의지가 분명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문전의원은 또한 "이전시장의 공천이 어려워질 경우 민자당은 정호용의원에게 공천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그러나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그의 이런 자신감의 배경에는 이만섭전국회의장과 서훈의원 같은 인사들의지지표명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전의원은 조만간 민자당을탈당한뒤 박철언 서훈 이만섭 한병채씨등과 광범위한 접촉을 통해 광범위한야권의 지지를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한표가 나오더라도 끝까지 가겠다"고 무소속출마를 공언해 온 이해봉전시장도 같은 입장이다. 각 정파로 부터 직간접적인 후보제의를 받은 바 있는 그는 "다시 여권에서 어떤 제의가 들어오더라도 거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시장은 "무소속 출마 소신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면서도 독자노선의 어려움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로 반민자를 표방하는 세력과의 연대에 대해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이의익전시장은 민자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는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시내 진석타워에 사무실을 내고 가족등 주변인사들의 움직임은 상당히 활발하다. 이전시장측은 최근 여성층 공략에 주력하고있다.

또 자민련의 후보공천이 예상되는 유수호의원은 "시장출마의 뜻에는 변함이없다"며 출마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는 "신당행을 결심한 것이 시장 후보 자리를 위한 것은 아니다"며 반민자세력의 대동단결을 주장하고 "경선이나 여론조사를 통해 다른 유력한 후보가 공천을 받든지 연합공천형태로 공천자를 내지 않더라도 반민자후보의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입장이다.

신민당의 당권도전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김복동의원은 아직 뚜렷한 입장표명을 않고 있으나 반민자후보가 시장에 당선돼야 한다는 대전제에 동의를 표하고 있다. 김의원은 최근 "굳이 누가 시장을 한다는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내가 아니더라도 반민자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바 있다.민주당의 경우는 모인사를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만 무성할뿐 아직 수면위의움직임은 없다. 다만 신진욱의원이 당지도부와의 교감없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밖에도 무소속연대의 참석자인 김종기전의원도 출마를 표명하고 시내 동산동에 사무실을 낸 상태다. 김전의원은 "후보가 단일화되면 그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시민들의 심판을 받아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또 김상연의장도 지난해부터 시장선거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있고 "대구에서 살아온 사람, 그리고 대구에 살 사람이 시장이 돼야 한다"는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변호사의 경우도 주변에서 많은 권유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출마예상 인사들의 이같은 움직임과는 달리 민주 자민련등 야권과 대구출신 무소속인사들은 "이번 선거가 대구정치권을 탈바꿈시킬수 있는 기회"라는 인식아래 민자당후보의 당선을 저지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정파간, 개인간의 정치적인 이해때문에 야권후보 단일화나 연합공천의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부에서 지난해 수성갑보궐선거때와 비슷한 야권후보의 난립을 우려하고 있는것도 이 때문이다.여기에 야권 정당들은 '정당'이라는 자존심까지 작용할 것으로 보여 후보공천을 안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 일부 무소속인사들은 자신들이 대구를 대표하는 정치세력이라는 자신감아래 선거를 주도하려 하고있다. 이들은 당선가능성이 제일 높은 후보의 선거를 도운뒤 총선승리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갖고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대구시장 선거전의 양상은 민자당후보와 무소속의 지원을 받는 후보, 야당의 공천후보 그리고 일부 무소속후보등 대혼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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