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일, 엔화강세.주가약세 미, 달러약세.주가강세

입력 1995-03-04 00:00:00

이같은 달러약세-엔화 초강세와는 거꾸로 주가는 미국이 상승무드를 타고있는 반면, 일본의 증시에는 최악의 찬바람이 불고있다. 뉴욕주식시장이 지수4천을 넘었다는 외신과는 달리, 도쿄증시는 1년반만에 최저치인 1만6천엔대로급락,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안겼다.왜 이처럼 달러약세-미주가강세, 엔화강세-일주가약세의 괴이쩍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경제전문가들은 한마디로 세계경제의 주축인 미국과 일본정부의 경제정책 잘못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각국의 개입과 단기적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후 세계경제를 이끌어온 미국경제의 건전화와 경제정책 발본개혁등이 이뤄지지 않고는 앞으로 달러폭락은 되풀이 반복될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밝히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세계최대 채무국으로 전락한 미국이 국민들에게 '경기상승'만을 보여주기 위해 성장률 높이기에만 급급, 재정상태를 감안하지 않고무리한 금리인하등 단기조치에만 눈을 돌려 결과적으로 적자와 채무확대라는부작용과 외국자본의 외면을 불렀다고 말한다. 반대로 일본은 세계최대의 흑자.채권국임에도, 흑자축소 노력에 태만, 엔화상승을 방치하는 결과와 함께경기회복도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미일양국의 정치적 판단과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 이를 가속시킨 최근의 멕시코경제위기, 영베어링사 파산사건등 각종 사회.경제적 악재가 겹쳤다는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이와함께 전후통화체제의 기축인 달러가 '만성피로'와 '제도피로'상태에 빠졌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주도국이 되면서 양국 파운드가 권위를 잃은 뒤 45년 '브레튼하우스체제'로 실권을 잡아 세계경제를지탱해온 달러가 이제 스스로 세계경제를 뒷받침할 기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 통화위기에 대해 미국이 도움을 청했어도 독일을 비롯한 유럽이냉담했고, 미국 자신의 의회가 반발한 것이 보여주듯 미국(달러)의 세계경제지도력은 '피로'에 지친 상황이 되고 말았다는 것. 미국경제가 자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된데다, 독마르크와 일엔화가 달러를 거들어 주었으나 독일은통일후유증에, 일본은 경기부진과 불량채권으로 고통을 겪고 있어 그나마 기대하기 곤란한 형편이 된 게 쉽게 풀이한 최근의 '달러사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달러에 대체할 만한 통화가 아직은 없기 때문에대신 보조역인 엔화와 마르크가 급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엔화급등이 회복기미의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며 법석이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금융계를 목죄고 있는 13조여엔의 거대 불량채권과 판신대지진 여파, 최근의 도쿄2개 신용조합 파산등 경제내부의 문제에다 규제완화와 흑자축소등 근본적 대책없이 목전의 위기에만 급급하고 있는 정치권의 무능과 그에따른 정치불신이 국내주가 하락을 재촉하고 있으며, 달러위기-엔폭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질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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