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12기 대왕전-도전기

입력 1995-03-02 00:00:00

이미 승패는 갈려졌고 두 대국자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다.그러나 조구단은 끝내기 무렵부터 남은 시간은 최대한 쓰며 신중하기 이를데없다.

지금까지 끝내기에서 이창호에게 얼마나 역전패를 자주 당하고 반집의 쓰라린 맛을 보았던가.

반상에서 돌을 거두기까지 한치의 방심도 허용되지않고 이런 악몽을 떨칠수없다.

골인지점은 눈앞에 다가왔지만 행여 실족할까 돌다리도 두드리며 한걸음씩내딛는다.

더구나 막판에 몰린 상황에서 손안에 들어온 승국은 절대 놓칠수 없다.이런 비장한 각오로 조구단은 끝내기부분에서 빈틈없이 처리하고 종국에 이른다.

계가를 하니 예상대로 흑은 반면 9집을 남기며 덤을 제하고도 3집반이란 비교적 여유있는 승리를 거둔다.

근 11시간 가까운 대격전을 치른 두대국자는 몹시 지쳐 보였다. 그러나 조구단의 얼굴은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에 한결 밝은 표정이다.아무튼 조구단은 이 바둑을 이겨 벼랑에서 간신히 올라와 반격의 태세를 갖추게 된다. 흑261-188. 흑반패이음.

〈양현모〉

(강평:하찬석 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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