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북아영향력 "계속 발휘"

입력 1995-02-28 12:54:00

28일 미국방부가 공식발표한 신동아태안보전략은 지난 수년간 안보비용을 이유로 해외주둔 미군을 감축하려 했던 미행정부의 대외안보전략을 근본적으로뒤바꿨다는 점에서 큰 의미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이번 신동아태안보전략의 핵심은 주한미군 3만7천명 포함, 이지역에 미군10만명을 계속 주둔시키고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한반도에 주한미군을철수하지 않으며 최근 일부에서 거론하고 있는 '동북아군'의 창설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이 특수한 지역의 정치안보 환경상 유럽의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같은 집단안보체제의 설립은 어렵고 미국과 각국간의 상호안보체제를 기본으로 하여 집단협의체를 보조적으로 운영한다는 것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따라서 이번 미국의 새로운 안보전략은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이지역에 미국의 국익을 최대화하기위해 군사안보적 디딤돌을 충분히 구축해 놓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은 공화당정권이었던 지난 89년 소위 '넌 워너 수정안'의 일환으로 주한미군을 1단계 3만7천명, 2단계 3만명, 3단계 2만3천5백명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을 추진해 왔었다.

그러나 이번에 해외주둔 미군의 감축을 끈질기게 요구해온 민주당 정부가 과감히 주한미군 철수를 백지화 하고 동북아에 10만명의 주둔을 공식화한 것은오히려 이 지역에 미군 주둔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이점은 탈냉전시대를 맞아 미국이 국내적으로 군사력의 30%를 감축하는 대대적인 감군정책을 추진하는 것과 대조를 이뤄 더욱 관심을 끌고 있고 특히 이같은 엄청난 미군 주둔비용을 한국과 일본에 떠넘기고 있어 미국으로서는 이제 거꾸로 역내국가에 '안보무임승차'를 하며 속으로는 정치경제적 주도권을더욱 강화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날 특별기자회견을 맡은 조셉 나이 차관보(전 하버드대학 교수) 역시 "우리는 동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급격한 경제성장, 공산주의의 잔존등을 감안해 미국의 역할을 깊히 생각하고 있다"고 미국의 의도를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일본과 한국의 방위비 분담이 해외주둔 미군에 대해 미국민의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고 한국의 경우 95회계연도에만도3억달러(약 2천4백억원)를 직접분담하는 한편 군부대 부지 제공등 간접지원을 하고 있고 일본은 시설건립비등 50억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보고서 말미에는 미국은 이들 국가 '특히 한국과 일본'들이 경제력에 걸맞는 방위비 분담을 요구해 관심을 끌었다.

다음으로 미국은 최근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이 그 필요성을 제기한 순수군사협의체인 소위 '동북아 군'의 필요성은 부인했으나 아세안 6개국과 한중미일러등이 참여하는 새로운 다목적 협의체인 아세안포럼(ARF)구성을 강력히주장하고 나서 미국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계속 장악하려는 의도를 분명히했다.

최근 미 디펜스뉴스지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현 미태평양 사령부가 관장하는 국가수가 무려 60개국이나 돼 새로운 집단안보체제(동북아 군)의 구축이절실하다"고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이 주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펜타곤 당국은 이 지역국가의 정치 경제 군사적 성향이 너무 다양해 이의 실현이불가능하다고 판단, ARF와 같은 다목적 집단협의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드러났다.

미국이 동북아 진출의 교두보로 여기고 있는 '맹방'한국의 위치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되느냐는 오로지 우리의 국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워싱턴·정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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