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뛴다-현대무용가 성해유씨

입력 1995-02-25 00:00:00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함께 부대끼며 어울릴 수 있는 춤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정서가가득담긴 우리의 춤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봅니다"현대무용가 성해유씨(31)의 춤작업은 뚜렷한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쉬운춤, 춤의 대중화작업이긴 하지만 대중과 '함께' 즐기는 춤, 나아가 춤에맞는 음악과 공간만 있으면 춤판을 벌일수있는 '생활속의 춤'을 그리고있다.

"서구의 영화나 생활풍속을 볼때 항상 춤이 함께 하고 있어 부러운 생각이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것이 아니니까 괴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지요.대중적인 춤의 개발은 춤 관객의 저변확대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그의 춤작업은 힘겨움의 연속이었다. 어떤 춤판이든 몰입할 수 있는 춤꾼으로서의 천부적인 끼가 내재돼 있었지만 내성적인 성격탓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점도 있었다.87년 현대무용 신인발표에서 첫 안무작으로 무대에올렸던 '푸른 것만이 아니다'와 88년 부산 경성대 콘서트 홀에서 있었던부산 현대무용단 정기공연작 '회상의 방'은 자신을 관객들에게 진솔하게보여준 작품들이었다. 좌절과 배신으로 이어지는 인간관계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인간상(푸른…)이나 춤꾼의 길을 가고 있는 자신의 어려운삶(회상…)을 그린 것들로 '선이 아름답고 섬세하지만 역동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들 작품들은 무거운 주제였지만 나의 분신들과 같은 것들이지요. 그러나이젠 밝고 가벼운 주제로 한국적 포크댄스의 가능성을 실험해보려고 합니다.연말쯤으로 계획하고 있는 개인발표회에서는 '해갈'을 주제로 전국을 휩쓸고 있는 가뭄뿐아니라 인간사이의 갈등, 답답한세상등 모든 것을 풀어줄수 있는 단비를 표현할 것입니다"

성씨는 경북예고와 부산대 무용학과를 졸업했다. 고교시절 전국 중·고 무용콩쿠르 고등부 현대무용 독무부문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자질을 보였던 그는 정귀인교수의 현대무용단원으로 부산시민회관 강당, 호암아트홀,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 서울올림픽 폐회식 공개행사등에서 공연을 가졌다. 87년에는부산현대무용단 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대구시립무용단원을 거치기도 했다.

〈정지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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