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대선정국 파문 확산

입력 1995-02-24 13:25:00

구소련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냉전구도가 무너지면서 서방진영과 공산진영간의 스파이활동이 점차 줄어드는 반면 최근들어서는 서방국간의 스파이활동이심심찮게 폭로되면서 외교마찰로 연결되고 있다.이같은 외교마찰의 좋은 예로 바로 최근 프랑스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프랑스주재 미국외교관들의 산업스파이활동이 언론에 폭로된 것을 들수 있다.그러나 이번 스파이사건은 프랑스의 대선과 맞물려 선거전략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이뤄진 공작의 냄새가 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집권여당과 차기대선주자인 발라뒤르총리를 곤경에 몰아넣고 있어 또다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프랑스정부는 CIA프랑스지부장과 부지부장, 외교관위장의 요원2명등 4명의외교관이 포함된 미국인 5명의 산업스파이혐의를 포착하고 이들의 소환을 요구하는 등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다.

프랑스의 이같은 스파이활동폭로는 지난해 미국의 정보기관이 프랑스인의 브라질관리 매수사실을 브라질정부당국에 알려주어 미국업자가 전자통신관련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한 것등과 연관해 미-프간의 스파이맞대응의 일환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한편 미국인스파이사건은 외교마찰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프랑스의 대선정국에 파문을 확산시키고 있다.

최근 터진 미테랑대통령궁의 도청사건으로 집권정부가 곤경에 빠지고 차기대선활동을 벌이고 있는 발라뒤르총리가 타격을 입게될 것으로 보이자 국민의관심을 돌리고 여론을 환기하기 위한 '공작'차원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발라뒤르총리는 대선정적인 자크 사라크진영뿐만아니라 언론으로부터스파이적발사건의 의도에 의심이 있다는등 쏟아지는 비난에 부닥치고 있다.발라뒤르총리의 강력한 지원세력인 샤를르 파스콰내무상이 자신의 통제하에있는 프랑스방첩기관을 통해 미국의 스파이사건을 포착해 도청사건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발라뒤르총리를 돕기위해 이번 사건을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린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오는 4월23일의 투표를 앞둔 대선주자들중 발라뒤르총리는 선두주자자리를고수하고 있으나 지난23일 르 쁘웽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기도가 과거보다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발라뒤르진영을 초조하게 하는 것이 이같은의혹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프랑스정국을 강타한 산업스파이사건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서방진영국가간의스파이전쟁의 한단면을 잘보여주고 있다. 〈정인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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