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허위의식쪽에 눈을 돌리고 싶습니다. 오늘의 우리는 갈수록 맹위를 떨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 매몰돼 삶에 대한 정직성 상실의 위기를 맞고 있는듯 합니다."시인 정대호씨(37)는 광풍처럼 휘몰아치던 80년대 시의 이념적.운동적 지평이 사라지면서 아직 상당수 동료시인들이 좌절하거나 전망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에 바탕을 둔 나름대로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뛰고 있다. 80년대 시는 소위 거대담론이 지배, 그만큼 목소리는 컸으나 공소한 면이 많은것이 한계였다며 앞으로의 문학은 주장이나 개념보다 현장성이 배어있는 미세담론이 중요시돼야 할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90년대 이후의 국내외적 변화를 겪은 뒤론 개인적으로 이제 삶의 끈끈한현실 안에서 일어나는 부조리, 모순등을 천착하는 새로운 '변혁의 방법'이유효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러한 생각들을 반영, 최근 시 '금붕어' 'TV에서 본 성수대교 붕괴이후의 모습'등은 심화되는 자본주의사회의 내재적 모순과 관련된 내용들을다루고 있다.
제1시집 '다시 봄을 위하여'(85년), 제2시집 '겨울산을 오르며'(94년)등에서 정씨는 구호나 선전선동보다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만나는 사물을 통해민족문제등을 조용한 톤으로 이야기해왔다. 미국등 외세문제를 다룬 '양공주케리' '효목시장에서 만난 아이들' '여름. 효목시장에서' '국세청 앞 한길을걷다가'등의 시는 시인이 숨쉬고 있는 대구의 땀냄새 나는 현실에 뿌리를 박고 있는데 이같은 시쓰기는 이 지역 문학에선 흔치 않았다."'사람의 문학' 창간 목적도 그렇지만 이제 지역 안의 이야기, 제자리에서내는 자기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
그는 '지역문학'과 '지역문화'에 큰 관심을 쏟아 주목되고 있는 계간지 '사람의 문학'(94년 봄호 창간) 편집동인의 막내로 심혈을 쏟고 있기도 하다.대건고, 경북대 사대 국어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정씨는지난 84년 '분단시대' 동인으로 '개꽃'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과묵하고 서두르지 않는 성격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이나 요란하지 않고담담한 시를 일관되게 선보이고 있는 그는 특유의 뚝심으로 90년대 후반의우리 삶의 이야기들을 풀어낼 것으로 기대된다.〈신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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