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코란읽기.금식등 전통관습 거부

입력 1995-02-23 12:16:00

회교들의 성스러운 축제인 라마단이 이집트에서는 부자와 빈자와의 빈부차를드러내는 행사로 변질해 종교계의 우려를 자아내며 회교권 국가의 급변하는사회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지난달부터 시작해 내달초까지 계속되는 회교권의 가장 성스러운 행사인 라마단 기간에는 나이트클럽등 술집은 문을 닫고 흡연등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들은 금지되는등 알라신에 대한 숭배와 회교경전 코란읽기로 시간을 보내는게 전통적인 관습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년사이에 카이로에서는 빈자와 부자들이 라마단을 보내는 경향이 뚜렷이 구분되는등 빈부의 차를 확연히 드러내 보수적 회교성직자들이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카이로부자들은 밤만되면 야외카페나 호텔로 몰려가 중동의 전통적인 담배인쉬샤를 피우고 서양식 아랍노래를 들으며 춤추는등 자신들만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부자들은 일반인들의 일주일분 급료인 10달러에서 15달러나 하는입장료를 주고 호텔의 라마단텐트라는 1천여명수용의 화려한 닫집으로 모여들어 시간을 보내기 일쑤다.

이러한 닫집은 요금이 비싸 카이로의 일반 시민들은 출입이 어려운만큼 상류층이나 부유층만을 위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형편이다.

관광안내원인 타레크 알 사아디씨(34)는 "라마단텐트는 고급층만을 위한 것이며 디스코테크대신 여기에 온다"며 "이것도 일종의 종교적인 여흥"이라고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이집트의 TV방송들도 종교적인 색채가 적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방영하자 신도들이 예배보다는 TV앞에 몰리는 바람에 성직자들의 집중공격을받고 있다.

이같은 라마단의 변질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자 보수주의적 회교성직자들은불만을 터뜨리며 주의를 촉구하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해 성직자들을 곤혹케 하고 있다.

한편 대다수 신자들은 여전히 예배와 경전 코란읽기에 충실한 편이어서 일부변질된 라마단의식치르기는 그리 문제가 되지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나이같은 변질은 어쩔 수 없는 변화인 듯하다.〈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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