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단체장사퇴와 행정난조

입력 1995-02-20 08:00:00

지난해 행정조직개편이 대대적으로 단행된이후 각급 행정기관들이 조직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지금까지 겪고 있는 가운데 오는 6월 단체장직선등 4대선거를 치러야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갖가지 대내외적 요인으로 행정의 난조가 계속되고 있어 걱정이다. 이같은 일선 행정기관의 행정난조가 6월의 4대선거준비에 차질을 가져오지않을까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일선 행정기관인 시.도와 시.군.구는 지난해 행정구역개편등으로 지역간.계층간의 갈등이 일어나는등 많은 혼란을 겪으면서 지난 1월1일자로 일부 시.군이 통합되는등 큰 변화를 겪었다. 이런 과정에서 일선 행정기관들이 업무수행을 제대로 하지못하는등 행정이 공백상태까지 이르면서 주민들이 많은불편을 겪고 있는데 이런 상태가 좀처럼 진정되지않고 곳곳에서 부작용만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 행정기관들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하는 요인이 또 일어나고 있는데 그것은 일부 단체장들이 오는 6월 단체장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를 하고 있는것이다. 6월의 4대선거에 출마하려면 대체적으로 오는 3월29일까지 공직을물러나야하는 법적규정이 있기 때문에 출마에 뜻을 두고 있는 현직 단체장들이 적지않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앞으로 많은 단체장들이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어수선한 일선행정기관들이 더욱 어수선해져행정난조상태가 심화될 우려가 예상돼 이같은 파장행정을 막을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될 것이다. 물론 내무부는 출마할 단체장들이 적지않을 것으로예상하고 단체장들이 사퇴할 경우 부단체장들을 즉각 단체장직무대리로 임명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긴 하지만 이같은 방법으로 행정난조를 막을수는없다고 본다.

지방자치단체들의 행정난조는 출마단체장들의 사퇴뿐만 아니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단체장들의 소신없는 업무수행도 큰 원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현재의 단체장들은 6월에 직선단체장들이 선출되면 자리를 잃게되는데 이들에대한 앞으로의 지위보장이 없는 상태다. 이때문에 적지않은 단체장들이 소신있게 일을 하지못하고 이른바 '시한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 자신의 앞일만을 걱정하고 있다는 한심한 실정이다.

일선행정기관의 이러한 심각한 분위기를 해소하려면 중앙정부가 원칙있는 지침을 마련해 행정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해야한다. 그런데 중앙에선 지금의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니 걱정이다. 더욱이집권당에선 또다른 행정구역조정문제를 들고나와 어수선한 자치단체의 분위기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있다. 중앙정부차원의 어떤 조치가 나와 자치단체의 행정이 제대로 되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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