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50주년을 맞아 식민잔재 청산운동이 다방면으로 펼쳐지고 있으나 일제가 한반도 꼬리부분인 '돌비곶'(포항시 대보면 대보리)을 왜색명칭인 '장기갑'으로 바꾼 사실조차 잊혀져 있다.주민들이 '달비곶'으로 부르는 이곳은 고산자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를비롯하여 역대 지리서에 모두 '동배관' 또는 '동을배관'으로 나온다.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한자 '관'(땅이름 곶, 꿸 천, 버릇 관)자를 쓴 지명을 '곶'으로 읽어왔는데 황해도 장연에 있는 장산곶(장산관), 강화도의 갑곶(갑관), 전남 무안의 당곶(당관)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용비어천가에도암림곶(암림관)이 나온다.
그러나 해중에 돌출한 육지를 '미사키'(갑, 갑)로 쓰는 일인들이 1918년 우리나라의 5만분의 1지도를 만들면서 '장기갑'으로 표기하고부터는 해방이후관찬사료조차 이를 무비판적으로 답습, 시정되지 않고 있다.90년에 발간된 '영일군사'도 도지정기념물 39호를 '장기갑등대'로 소개됐으며 , 대보등대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장기갑 호미등'(사진)이라고 새긴 대형화강암표지판까지 들어서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갑'자를 산허리 또는 산골이라는 뜻으로만 썼다"는 국어전산연구소장 박은용박사(효성여대 명예교수, 국어학자)는 이곳의 명칭을 우리말 표기인 '달비곶'이나 '달배곶' 또는 한자식 표기인 '동배관'으로 바꾸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굳이 이곳이 옛 장기현이던 사실을 연결시키고 싶다면'장기곶'으로 해야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경상북도지명유래총람에는 이 근처마을인 '대동배동'을 '한달비'라 불렀다고명시하고 있어 '동배'나 '동을배'가 한자음 '동배'가 아닌 고유지명표기 '돌비'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국어학계에서는 '돌비'가 경상도 방언의 달비(머리에 붙이는 가짜머리) 혹은'돌이꽂'(진달래꽃)에서 유래했으리라고 보고있다. 전자는 이곳 지형이 땅머리에 붙어있는 달비와 같은 모양이라는데서, 후자는 이 인근 산과 골짜기가온통 진달래꽃이 만발하는데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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