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문대 연구소 탐방(6)-북경대학

입력 1995-02-17 08:00:00

북경대학을 중국의 최고학부로 부르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중국인들이 얘기하는 최고학부는 최고단계의 교육기관을 뜻하는 한국식 의미와는 달리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학문의 전당으로 쓰고 있다.북경대학의 전신은 청조말년, 무술유신운동의 일환으로 세워진 경사대학당으로 당시로서도 서구식 학제를 처음으로 도입한 명실상부한 최고학부였다.이후 1912년 5월, 경사대학당은 북경대학으로 개칭, 이때부터 본격적인 북경대학 시대가 열렸으며 1916년, 저명한 사상가이자 교육자인 채원배가 교장(총장)으로 취임하면서 북대의 혁신, 발전을 위해 탁월한 공헌을 함으로써오늘의 북대를 위한 기초를 열었다.북대는 중국의 여타대학들과는 달라 1911년의 신해혁명후부터 전개되기 시작한 중국민중들의 각성과 궤를 같이함으로써 오늘날 사회주의 중국은 이를'영광스러운 혁명전통의 학교'라고 부르는데 서슴지 않고 있다.사실 북대는 중국 신문화운동의 요람이며 1919년5.4운동의 발상지로 중국에마르크스주의와 민주, 과학사상을 전파한 최초의 기지였음은 중국의 현대사가 증명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창시자인 이대쇠등을 비롯, 중국 신문화운동의 주장이며 문학자, 사상가인 노신등이 모두 북대교수출신들이거나 재직한 경력을 갖고 있다.

또 중국공산당 제1차 전국대표대회(일전대회)의 13명 대표중 6명이 북대출신이거나 재직한 사실로 미뤄 사회주의 중국이 북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오늘의 북대는 모두 29개학과에 전국최강의 우수교수들을 포용하고 있으며교수및 연구종사자등 2천7백명이 재직하고 있다.

이중 정교수 6백명, 부교수 1천명, 중국과학원 학부위원 30명, 국무원 학위위원및 학과평의조원 34명, 이밖에 객원교수및 겸직교수가 1백27명등 모든면에서 중국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또 북대도서관은 전국고등교육기관중 최대규모인 4백37만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3백60여종의 도서를 발간하는 출판사를 갖고 있다.북대는 특히 79년의 개혁. 개방이래 자연과학과 기술학과 영역에서 모두 1천3백개의 연구 프로젝트를 완성했으며 발표된 학술논문만도 1만2천7백35편,각종 전문저서 4백54부를 기록하고 있다.

북대의 각종 연구실적은 국가교육위원회 직속의 중점대학답게 항상 국가의종합적인 정책목표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대에는 학부이외에 문과분야에 17개의 전문연구소와 25개의 전문연구센터가 있으며 이과에는 16개의 연구소및 10개의 전문연구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북대의 대표적인 연구소는 1964년에 설립된 아시아, 아프리카 연수소.당시 모택동주석으로부터 외국문제를 보다 전문적으로 연구하라는 지시에 의해 설립된 이 연구소는 동북아의 한국과 일본은 물론 동남아, 남아시아, 서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정치, 경제는 물론 역사, 문화, 사회, 국제관계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북대의 사회과학처장직을 맡고 있는 오동서교수는 "주로 아·아국가들이 정치, 경제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현황위주로 이들 국가들을 연구하고 이ㄸ있는곳"이라고 설명함으로써 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비동맹국가를 비롯한 제3세계 국가들을 향해 강한 결속력을 행사한 중국외교정책의 이론적인 근거를 이연구소가 제시해주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연구소는 산하에 △일본, △이사아·태평양 △남아시아 △서아시아 △아프리카 △종합등 해당지역을 5개로 세분하고 별도의 종합연구 기능등 총6개의 연구실로 나눠 해당국가들을 무섭게 파고 들고 있다.이 연구소가 87년부터 92년까지 발표한 학술저작은 모두 74부로 기록되고 있으며 각종 교재와 전문저서를 포함한 발표논문은 2백73편이며 이중 외국의간행물에 발표된 것만도 28편이 된다.

대표적인 연구실적은 '아프리카와 제국주의' '중동국가의 경제발전 연구'등이 있으며 현재는 아프리카 국가의 정당연구와 페르샤만 산유국들의 정치 경제관계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어 항상 발생 가능한 또 한차례의오일쇼크등에 대비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 연구소는 목정은교수를 소장으로 교수11명, 부교수 11명, 강사12명등 모두 34명의 연구요원들을 포용하고 있다.

북대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간판급 연구기구는 90년에 설립된 '아주·태평양 연구중심(센터)'

학빈부교장(부총장)을 주임으로 하고 있는 이 연구센터는 북대안에서 소속학과를 초월, 해당분야의 전문교수들로 구성된 종합연구소의 기능을 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정치 경제 및 국제관계와 사회 교육 인구 역사 문화방면등의 연구결과로 국제학술교류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이 연구센터의 경우, 금년83세의 계선림교수(인도언어문학)가 명예주임으로있으면서 연구활동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이 연구센터는 90년에 북경에서 한·미·일·가등 7개국이 참가한 '동북아지구의 경제합작에 관한 국제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으며 제2회는 91년에서울에서 학빈부총장을 단장으로 한 중국대표단을 파견하기도 했다.뿐 아니라 91년부터 매년 '북대아·태연구'라는 연구총서를 발간, 동북아지구의 경제합작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센터는 최근 한·중·일·싱가포르 4개국의 경제체제를 비교 연구하는 논문과 아·태지구의 경제조직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북경·최창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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