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담소 공개강연회-공부잘하는 아니 "어머니에 달렸다"

입력 1995-02-16 08:00:00

매일같이 공부하라고 성화를 부리는 엄마, 공부라는 말만 나오면 얼굴이 찌푸려지고 심지어는 엄마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까지 생각하는 아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는 모자관계의 한 모습이다.'공부 잘하는 아이' 콤플렉스를 둘러싼 모자 갈등을 해소하면서 아이를 공부 잘하게 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사단법인 한국가족치료연구소 대구지부 가족상담센터(소장 김순천)는 지난13일 '어머니의 성격과 아이의 학업성적'을 주제로한 2월 공개강연회를 가져 이같은 문제에 대한 심리학적 해결방안을 제시, 참석한 학부모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강사로 나선 한국가족치료연구소 임종렬소장(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25년간의 임상 상담사례를 통해 특히 어머니의 성격·생활태도가 자녀의 학업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케 됐다면서 "자녀를공부 잘하게 만들려면 무엇보다도 어머니 자신부터 변화해야한다"고 역설했다.

한마디로 '어머니= 샘플'이라는 생각으로 행동을 통해 보여주어야 한다는것. 초·중·고생 집단상담에서 사사건건 자신들이 하고싶어하는 것을 못하게한다는 이유로 참가학생 대부분이 어머니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밝힌 임교수는 "어머니 자신은 늘상 TV나 보고 집안일을 귀찮아하면서 아이더러 공부하라 공부하라 해서는 역효과만 불러일으킨다"고 지적, 말과 행동의 일치를 강조했다.

자녀가 일류대학에 입학하면 성공한 부모, 입시에 낙방하거나 좋지못한 대학에 들어가면 실패한 부모로 보는 풍조는 부모자신의 인생을 자녀에게 투사,지나치게 동일시하는데서 비롯된다고 지적한 임교수는 자녀에 대한 객관화노력과 인격체로서의 존중, 능력인정, 부모로서 자녀를 사랑하는 태도 등이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녀들이 공부를 못한다고 바보니 병신이니 하는 말들을 몇번만 쓰면 자녀의 무의식속에 각인된다"면서 "부정적으로 받은 에너지는 부정적인 곳으로쓰일 수밖에 없으므로 항상 좋은 에너지를 주도록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임교수는 공부잘하는 자녀로 만들기위해서는 자율적으로 공부하도록 가만히놔두면서도 자녀의 입장에서 자녀가 필요한 것, 어려운 것이 무엇인가를 살펴 공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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