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사.정 임금합의 빨리하자

입력 1995-02-11 00:00:00

각 사업장의 임금협상철이 임박해오는 가운데 '중앙단위 임금합의'조차 불투명해 올해 임금협상에 큰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93년과 94년 두해동안 중앙단위 사업주단체인 경총과 근로자단체인 노총이 중앙단위의 임금합의를 통해 임금가이드 라인을 설정, 분규도 크게 줄고 교섭도 비교적 단기적으로 끝났으나 올해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노총이 처음부터 경총과의 임금합의에거부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노총의 이같은 임금협상거부태도는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다. 명분은 경총과 합의한 전제조건인 근로자복지를 위한 각종입법과 약속을 지키지 않기때문이라고 하지만 깊게는 제2노총발족을 위한 민주노총준비위원회와의 관계때문이다. 지난해에 중앙단위임금합의가 이뤄지자 재야노동계를 포함해 많은노총가입 단위사업장노조가 이에 반발하여 탈퇴하는 소동을 빚었으며 올해는더욱 큰 반발이 예상된다. 상징적인 의미의 임금합의로 인해 노총이 자칫 어용단체로 비칠수 있으며 제2노총출범을 앞두고 이를 도와주는 결과까지 빚을우려마저 있기 때문이다.

정부나 경총의 입장에서도 노총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줄 수 없고 여러가지정책을 내세워 중앙단위임금협상을 하더라도 재야노동계의 반발로 인한 노총의 입지약화를 바라지 않기때문에 섣불리 임금합의를 서두를 필요를 느끼지않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경총은 중앙단위 임금합의를 유도하면서도 여러가지 사정으로 독촉할 수 없으며 노총도 속마음은 임금협상을 바라면서 선뜻협상테이블에 나서지 못하는 엉거주춤한 상태다. 이와함께 재야노동단체로구성된 민주노총준비위원회는 90~92년까지 제시했던 20~25%선에 비해 크게낮은 14.8%선을 제시하면서 정부와 노총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가 각사업장 임금협상에서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모르지만 사업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 사업주들은 중앙단위의 임금합의가 실제사업장에서 그대로적용은 안되더라도 상징적인 의미가 되기 때문에 이를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노사안정과 산업평화를 위해서 중앙단위의 입금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물가상승률과 기업수지에따라 적정한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진다면 사업자에 따라 이를 기준으로 임금협상이 한결 쉬워지기 때문이다. 정부와 경총은 노총뿐만아니라 법외단체인 민주노총까지도 폭넓게 참여시켜 합의를 도출하는 폭 넓은 정책을 쓰길 바란다. 무리한 요구도 수용하면서 협상과 설득을 통해 근로자 총의로 결정한다면 협상과정의 시끄러운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매년 되풀이되는 노사분규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 경제적인 손실은 물론 노사갈등해소를 위해서도 임금가이드라인은 꼭 필요하다. 모두가 협상력을 발휘해 국민이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할수 있게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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