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만나도 외면당할땐 분노

입력 1995-02-0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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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원 수용자의 연고자를 찾기위한 활동이 공개적이거나 강제성을 띨때는가족들에게 또다른 상처를 안겨주기 때문에 조심스럽습니다"교통.통신과 홍보수단이 폭증하고 있는데도 가출인 수효는 여전히 줄지않아대구시립희망원을 비롯한 복지시설 관계자들은 이들의 연고자를 찾아주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효과적인 방법을 찾지못해 안타깝기만 하다.지난해 대구시립희망원에 수용된 인원은 1천50여명. 이가운데 연고자가 있는생활보호대상자등을 제외한 9백70여명이 부랑생활을 하다 경찰에 의해 수용됐거나 노인성치매,기타정신질환등으로 들어와 이산가족의 아픔을 겪고 있다.최근에는 노인성치매로 집을 잃거나 가정불화로 집을 나온 노인들이 많이 수용되고 있어 가족들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

희망원관계자는 "20여명의 사회복지사들이 수용자가 기억하는 주소지를 탐문해 연고자를 찾거나 경찰과 업무협조를 통해 가족을 수소문하지만 가족과 재회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고충을 설명한다.

이때문에 관계자들은 "가출자 가족들의 수용시설 탐문등 적극적 자세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희망원을 찾은 가출인 상담자는 6백50여명. 올해도 2월초까지 60여건에 이른다.

사회복지사 김상조씨(32)는 "어렵게 연고자를 찾더라도 가족들이 외면할 때는 분노도 느끼지만 아직은 가족의 소중함을 지키려는 사람이 훨씬 많다"며"보람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5일에는 노인성 치매를 앓는 장모를 찾기위해 충청도에서 권모씨(39)가 전국의 복지시설을 탐문하던 끝에 3개월만에 신모씨(74)를 찾은 감동적인 소식이 있었고 지난12월에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임영석군(16)이 보름만에 부산에 있는 가족과 재회하기도 했다.

〈이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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