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계통론연구 초석마련

입력 1995-02-02 08:00:00

동국대 김형수교수(국어학)가 20년 땀의 결실인 '몽고어, 만주어 비교 어휘사전'(국어전산연구소 펴냄)을 발간, 한국어의 계통을 밝히는 초석을 마련해서 화제를 낳고 있다.이로써 우리 국어학계도 몽고어 만주어 한국어 3개 언어의 상호 비교분석을통하여 음운법칙을 수립, 맹목적으로 답습했던 외국 어학계의 연구성과를 재점검하고 미제였던 한국어의 계통론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몽고족과 만주족은 일찍부터 우리 민족과 인접하여 상호영향을 주고 받은 적이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외국어교육기관인 '사역원'을 두고 정규적으로 몽고어와 만주어를 가르쳤고 18세기에 '한한청문감''동문류해' '몽어류해'와같은 사전류를 발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언어가 한국언어의 골간을 바꿀만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몽고어 만주어가 우리말과 깊은 유사성을 지닌데 대해 외국학자들은 유사 이전에 이미 두 민족은 같은 문화권에서 같은 언어를 사용한 같은 민족이라고 가정하고 이 민족들을 우랄 알타이어족으로 묶어 공통조어에서 분화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한국어를 알타이어에 포함시키고 몽고어 만주어와 비교 연구했으나 얼마되지 않는 어휘의 비교에 그쳤고 그것마저 차용어인 중국어와 비교하는 등의 오류를 범했으니 성과는 매우 미미하다"는 김교수는 이 정도로 한국어의 계통을 운운한다는것은 매우 성급한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핀란드의 '라우세타', 러시아의 '보페'등에 의한 연구는 착오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본에서 펴낸 '만화사전'에서는 몽고어인 '두아라'를 '점'(점)으로 쓰고 '은어'로 풀이하지만 만주어나 한국어에서는 '메기'라고 정정했다.역시 '구올호'라는 몽고어를 일본에서는 '담배'로 풀이하지만 실제로는 '바곳' 즉 '구슬풀'이라는 것이다. '바곳'은 독풀인 '부자'를 나타내 일본을 통해 들어온 만주어연구가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대변하고 있다.이 사전에는 1만8천여개의 어휘가 실렸으며 추후 선보일 '만주어 몽고어 비교어휘사전'과 짝을 이루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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