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영'제2라운드'움직임

입력 1995-01-30 12:19:00

김종필전민자당대표와 박준규전국회의장이 의기투합하고 예상대로 내각제추진을 무기중의 하나로 들고 나오면서 내각제개헌논의는 본격적으로 수면위로부상할 조짐이다.내각제개헌의 실현여부는 전적으로 국민들의 판단에 달려 있지만 정치권의흐름에 따라 크게 좌지우지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들이외에 김영삼대통령의의중, 그리고 제1야당 민주당의 찬반여부가 결정적인 변수이다.아직 김대통령은 개헌불가입장에서 한치도 변화가 없는 상태지만 절대불변이라고 보기에는 상황이 좀 더 남아있다. 그런점에서 민주당만 어정쩡한 입장이다. 그 속사정은 무엇일까.

당내에서는 이기택대표와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생각으로 압축된다. 그러나 두사람은 이해관계가 다르기때문에 같은 배를 타고 있는데도 동상이몽이다.

김이사장측은 내각제선호가 노골적이다. 지지기반이 호남등 일부지역으로 제한되어 있어 현실적으로 이방법만이 권력의 일정부분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호남맹주인 김이장의 정계복귀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측면에서동교동측은 내심 바라고 있다. 그래서 동교동측도 JP의 신당창당이 성공했으면 한다는 이상한 소문도 나돌고 있는 중이다. 이들은 당대표인 이기택대표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고 오로지 김이사장의 정치회복에만 심혈을 기울이는표정이다.

동교동의 한 핵심의원도 "내각제로 감과 동시에 김대중선생님의 복귀는 대세의 흐름이 아닌가"라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그러나 이에비해 이대표는 기존대통령제를 고수하고 있다. 25일 기자회견을통해서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내각제는 회의적"이라고 공식적으로 쐐기를 박아버렸다.

정가는 우선 김이사장측의 내각제구상을 차단하려는 속셈으로 풀이하고 있다.

자칫 내각제추진쪽으로 나아갈 경우 호남지역은 김이사장의 영향권인 것이불문가지이고 영남지역도 자신은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처지여서 확실한 영토가 없는 그로서는 지역패권주의하에서는 낙오될수밖에 없기때문이다.또 다른 하나는 야당대권후보대안부재론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다.이대표의 한측근도 "지금까지로는 당내에 이대표를 능가하는 대권후보가 누가 있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대표의 핵심측근인 강창성의원은 이대표의 대통령제고수입장과 관련, "아직은 이대표가 정도로 가야지 살지 옆길로 빠지면 정치적으로 치명적일수 있다"고만 언급하고 있다.

이것은 이대표는 기존대통령제결사수호를 주장해야 하는 입장이고 또 이대표가 대권후보로 나아가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만약 정치적인 상황이 엉뚱하게 굴러갈때면 유연성을 발휘할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식으로 해석될수도있다. 즉 전략과 전술의 복합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이대표와 김이사장양측의 기류를 보면 이문제를 놓고 또한번'제2라운드'의 대결을 벌일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정치생명과 권력이 걸려 있기때문에 더 심한 혈투가 예상된다.

동교동측에서 파견나왔지만 이제는 이대표측에 가깝게 된 문희상대표비서실장도"동교동측과 북아현동측이 이대목에서 대치할 것이다"면서 "향후 대립의키 포인트가 될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양측모두는 김종필전민자당대표와 박준규전국회의장의 정치적행보와 생패여부에 대해 매우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 〈이헌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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