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탈당'촉각

입력 1995-01-26 12:22:00

허주(김윤환정무1장관)가 행보를 멈칫하고 있다.김종필 전민자당대표의 제거작업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는 따가운 시선이 그에게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장관은 JP의 퇴진문제가 공론화된 이후 '70세 정치정년론'을 펴는등 JP몰아내기에 앞장서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특히 김전대표문제로 한창 시끄럽던 지난 16일 그는 일정을 앞당겨 일본에서급거 귀국했으며 이는 곧바로 그에게 JP 퇴진이라는 임무가 부여된 것으로해석됐다.

이를 뒷받침이나 하듯 김장관은 귀국 이튿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대표가 총재의 정치에 불만이 있더라도 당안에서 고쳐나가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JP의 김영삼대통령 비판발언을 문제삼았다.

당시 상황에서는 누구도 꺼내기 어려웠던 JP문제를 당사자에게 직접 따진 셈이다.

끝내 JP가 대표직을 사퇴하자 정치권에서는 '역시 허주'라는 말과 함께 그의향후 위상에 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시각까지 대두됐다.

그러나 JP문제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퇴진추진방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그 과정에서 상당부분 역할을 담당했던 그로서는 부담감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실제로 당내외의 많은 사람들이 김장관에 대해 못마땅한 시선들을 보내고 있다.

그와 가까운 의원들마저도 "그가 왜 JP를 몰아내는데 선두에 나서 화를 자초하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또 경북출신의 한 의원은 "지역의 분위기도 모르고 너무 앞서 가는것 같다"면서 "또 다른 중진실세인 이영동·최동우의원은 가만히 있는데 유독 혼자만총대를 매려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공화계의 한 인사는 "자신이 다음차례 '팽'대상인 줄도 모르고 민주계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며 "2년 가까운 공백으로 정치감각이 무디어진것 같다"고 혹평했다.

김장관은 지난 20일 63빌딩에서 있은 경북의원 오찬에서 JP문제를 거론하다공화계인 구자춘의원으로부터 반박을 당하기도 했다.김장관 측근들도 "허주에 대한 좋지않은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며 "이제 아무말도 안하지 않느냐"고 곤혹스러워 했다.

이때문인지 김장관은 최근 JP의 신당창당문제등 미묘한 정치현안에 대해서는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가라앉을 때까지 당분간 언론의 초점에서 비켜나 있겠다는 의도로 보여진다.

〈정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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