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평가제 부적절

입력 1995-01-25 08:00:00

무한경쟁시대 대학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해 도입된 대학종합평가인정제(총점 5백점)에서 도서관 영역이 차지하는 점수가 전체의 3.2%에 불과,도서관은 더이상 대학의 '심장'이 아니라 '맹장'에 불과할 뿐이라는 우려가높아지고 있다.그나마 대학종합평가제가 도서관의 장서수, 열람좌석수, 학술잡지수등 외형적인 평가에 치우쳐 각 대학 도서관들이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도서의'질'이나 정보봉사, 사서 확보 문제를 누락시키는 문제점까지 안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도서관정보학회(회장 경북대 손정표교수)가 24일 경북대에서 연 세미나에서 부산대 최정태교수(문헌정보학과)는 '94년도 대학종합자체평가에 나타난 도서관영역 비교연구'라는 논문에서 과연 도서관은 3% 가치 밖에 없느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대학의 심장'으로서의 기능회복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도서의 질적인 문제는 접어두고 양적인 면으로만보더라도우리나라에서 장서수가 가장 많은 서울대 도서관(1백66만권)이 미주지역에서1백위권에 있는 오클라호마 주립대(1백70만권)보다 적다. 이는 대만대학과싱가포르대학 등 동남아 대학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경북대는 76만권으로 서울대 장서수의 40%선이다.

93년 기준 자료구입비는 서울대 10억9천만원, 경북대 8억9천만원, 부산대7억8천만원, 포항공대 8억5천만원등으로 나타나 하버드대학의 1백8억원, 예일대 88억원, 오클라호마 주립대 23억원과 비교조차 하기 어렵다.학술잡지의 경우 미국의 1백위권 대학인 오클라호마 주립대학 도서관이 1만7천여종이나 구독하는데 서울대는 5천여종으로 30%에 불과하고 다시 경북대는1천6백여종으로 서울대의 32%, 부산대는 1천9백여종으로 38%에 불과하다. 포항공대는 2천6백여종을 구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 대학에서는 대학 총예산의 4~6%가 도서관 자료구입비로쓰여지고 있으나 최근 3년간 서울대는 0.85%, 경북대는 1.41%, 부산대는1.39%, 포항공대는 2.25%에 그치고 있다.

최교수는 "대학평가에서 도서관의 유기적인 기능을 생각지 않고, 껍데기만가지고 전부를 인식하려는 발상은 개선돼야하며 한국 대학도서관의 여건이세계화와는 턱없이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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