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 세계화구상의 실체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집권당내에서 경선제를 도입한다는 점이다. 말그대로라면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이다.민자당은 이번 전당대회부터 시도지부위원장에 대해서는 경선제를 도입키로하고 일부 시도지부에서 이를 실시했다. 경선제도 자체로 보더라도 파격적인수준이 아닐수 없다. 후보자에 제한을 두지도 않았다. 상무위의장 선거도 완전자유경선제를 도입한다고 한다.또 오는 6월의 지방선거에 나설 광역단체장(시도지사)후보에 대해서는 당무회의의 후신이 될 당무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2~3명을 대상으로 제한경선을치르게 된다. 여기에는 지방선거를 위한 출정식의 요소까지 가미해 선거의분위기를 압도해 나간다는 계산도 포함돼 있다.
당내 민주화의 가장 밑바탕이 될 것으로 보이는 지구당위원장의 경우, 경선제도입의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다음 전당대회 전(97년 3~4월)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이 부분은 "그때 가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어떤 상황변화가 있을지, 과연 실시하기는 하는 것인지에 대한 당내의견이분분하다. 당의 세계화작업이라는 '요란한'선전에 비해 성과가 없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내실없는 종이호랑이가 될 것이라는 속단도 많다.
지구당위원장의 경선제도입은 또한 중앙당의 공천권을 원천적으로 포기하는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중앙당과 지구당의 관계에 기본적인 변화를 초래하는것이다. 당 총재인 대통령과 당지도부의 입김이 지구당까지 미치는 것을 막는, 집권자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소가 될 공산도 크다. 당연히 지구당위원장에 대한 장악력도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사라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막판에 도입하기로 한 원내총무의 경선제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도 제한경선을 도입하기로 했다. 총재의 지명을 받은 2~3명의 후보가운데서 소속의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하기에 따라서는 여권전체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수도 있는 원내총무경선제는 청와대의 뜻이 반영돼 막판에 경선범위 안에포함될 수 있었다고 한다. 만약 대표를 얼굴마담으로 앉힐 경우 원내총무는대표이상 가는 막강 실세로 갑자기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결국 민자당의 경선제 도입과 같은 과감한 변신 '몸부림'의 성패는 경선제도의 내실에 달려있다. 아직 선거인단의 공정성 확보, 집권자의 경선제에 대한시각과 자신의 권력을 과감히 이양할 수 있는 각오, 소속 구성원들의 경선관그리고 당원들의 참여의식 등 경선제 도입 그 자체보다는 그 이전에 충족돼야 할 조건들이 너무나 많다.
통일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꾸는 민자당은 당의 운명을 좌우할지도 모를 가혹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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