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관련 서적 잇단출간 화제

입력 1995-01-23 08:00:00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분단 50주년을 맞아 민족사 최대의 과제인통일에 관한 논의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성격을 띠면서 활발하게 이뤄지고,'통일, 그 바람에서 현실로' '미리 가 본 통일 한국' '통일은 됐어'등 관련 저작들도 잇따라 출간돼 주목되고 있다.강만길·유재현씨가 엮은 '통일, 그 바람에서 현실로'(비봉출판사 간)는 우리 사회 지도층과 통일 문제 전문가 75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한 내의 백인백출의 통일 방법론을 드러냄으로써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경실련 통일협회'가 기획한 이 책은 강만길 리영희신영복 박순경 장기표 장을병씨등 진보적 인사 뿐 아니라 양호민 안무혁 이동복 조갑제 강영훈씨등 대표적 보수인사까지 아우르는등 통일 논의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남한 사회의 통일 방법론은 분단고착론, 무력통일론, 공산통일론, 제 3 체제론, 붕괴유도론, 북한귀의론,연합연방론, 교류협력론등 대체로 8가지로 나눠지지만 많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해 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분단된 2개의 국가를 하나로 통일하기 위해서는 차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며 통일의 목표는이상적 사회의 창조에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내부 갈등을 해소,국민적 합의를 일궈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리 가본 통일 한국'(동화출판사 펴냄)은 미래 예측 기법의 하나인 델파이기법(Delphi method)을 사용, 통일 이후 당면하게 될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미리 점검, 그 대비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감상적이고 막연한 통일 논의를 벗어나 빠른 시간 내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그리고 얼마나발전된 통일 한국을 건설해 낼 것인가 하는 실제적인 통일과정에 주목하는국민적 합의를 하루빨리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일이 남북의 체제 경쟁 결과 어느 한 쪽이 패배하고 다른 한 쪽이 승리하는 제로섬 게임이된다면 엄청난 부작용과 후유증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며 '진정한 민족적 축복'이 되게끔 진지하고 적극적인, 그리고 더 미래지향적인 준비를 해 나갈것을 제안하고 있다.

젊은 현대사 연구가인 김지형씨와 김민희씨가 쓴 '"통일은 됐어"'는 통일운동의 선구자 故문익환 목사의 통일역정을 다루고 있다. 89년 3월 25일 북한의 평양으로 달려가 '반국가단체의 수괴'였던 김일성 주석을 얼싸안았던문목사의 대담한 행동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냉전·반공 이데올로기의높은 장벽을 무너뜨리고 민족이 하나로 화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통일을 현실의 장 속으로 끌어들인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