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기제왕전-이칠단 도전자로

입력 1995-01-20 08:00:00

이 한판으로 도전권이 결정되는 탓인지 두 대국자는 이쯤에서 제한시간을 거의 다 소비하고 있었다.비세를 절감한 서구단은 얼마남지 않은 시간인데도 15분을 장고한 후 백148로 과감히 껴붙인다.

만약 이곳에서 수가 나지 않으면 끝내기로서는 많은 손해를 보게 된다.그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 비장한 승부수였다.

과연 서구단은 어떤 수를 획책하고 있었을까.

그 사전공작은 전혀 엉뚱한 150의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이하 158의 움직임과 168에 끊어 170으로 밀고 나오는 순간에서는 돌부처같은 이칠단도 약간은 당황하는 눈치다.

사력을 다한 백의 마지막 몸부림에 한발이라도 삐끗하는 날에는 모든게 끝장난다. 이 경우 방어하는 흑의 입장이 더 긴장되고 어려운 법이다.결국 186까지 백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그러나 백은 애쓴 보람이 없다. 이 과정중 하변에서 많은 손해를 봐 채산이맞지 않는 장사였던 것이다.

189에서 서구단은 마침내 투항을 선언했다.

동시에 도전권은 이칠단에게 넘어간다.

양현모

(강평·하찬석 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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