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기-대왕전, 두터움 속에

입력 1995-01-19 08:00:00

바둑이란 두터우면 실리가 부족하고 실리에만 치중하면 전체적으로 엷어지게마련이다.실전에서 겪는 프로의 갈등은 바로 양자의 균형과 선택조절에 있다.다시말해 두터우면서도 실리를 잃지 않는 기술은 더 이상 바랄게 없는 최상의 것이다.

많은 기사들은 이칠단의 바둑을 두터움 속에 숨은 집을 헤아리는 천부의 능력을 지녔다고 얘기한다.

이것을 잘 반영이라도 하듯 이바둑에서는 흑119를 두면서 확연히 나타나고있다.

허술하게 보이던 좌변은 중앙 백말의 공격에 힘입어 로 뿌리를 내려 119의지킴자체가 선수활용이 되었고 121까지 선수로 두어 상변마저도 어느듯 집으로 구체화 시킨다.

123때 124는 125를 두게한 실착.

순순히 126곳에 이을 곳이다.

130을 보강하는 서구단을 무척 괴롭다.

천금같은 131의 곳에 막히는것을 미처 손쓸수 없기 때문이다.이렇게 흑은 갈수록 차곡차곡 실리가 불어나는데 백은 응수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137이하는 음미할만한 이칠단 특유의 끝내기 솜씨.

〈양현모〉

(강평:하찬석 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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