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테스트는 끝났어요. 시우씨가 당분간 여기 있어야 하는 모양인데…어떤 사람들과 같이 있고 싶으세요? 정신박약, 노이로제, 치매, 이런 말 들어봤어요?""예. 아니, 아니요"
"그럼 어떤 부류의 사람?"
나는 대답하지 못한다. 창틀로 내다보던 여윈 얼굴과 현관에서 만난 소년이떠오른다.
"혼자."
나는 정말 혼자 있고 싶다. 이상한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지가 않다. 그들은나를 때리지 않을는지 모른다. 나를 놀리지도 않을 터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무섭다. 괴상한 동작과 기이한 표정을 보면 겁이 난다. 나는 그런 사람들과 생활한 적이 있었다. 아버지가 나를 원주시로 데리고 갔다. 나또래 아이들이 국민학교에 입학하던 어느 봄날이었다. 기차를 타고, 버스는 두번 갈아탔다. 먼 길이었다. 멀미로 나는 엄청 토했다. 아버지는 나를 원주시 장애자재활원에다 넣었다.
아버지는 혼자 여랑으로 돌아갔다. 나는 그곳에서 몇달을 보냈다. 여름에 엄마가 나를 데리러 왔다.
나는 엄마와 함께 여랑으로 돌아 왔다. 또 한번은 새우잡이 멍텅구리 배를타기 전이었다. 대전에 있을 때였다. 일요일이었다. 모처럼 직공들이 신탄진으로 돌이를 갔다. 직공은 모두 다섯으로, 나처럼 멍청이들이었다. 감독 조씨가 줄곧 우리를 지켰다. 저녁에 우리는 시내로 들어왔다. 시장통에서 나는일행을 놓쳐버렸다. 나는 그곳에서 배를 많이 곯았다. 그곳 감독관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뒷 언덕 까뭉게는 일만 시켰다. 그곳에서 몇 달을 있다 나는 도망쳤다. 대추코가 나에게 도망가자고 말했다. 나는 그의 말에 따랐다. 대추코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나 또래였다.
"왜 혼자 있고 싶으세요?"
나는 어릴적부터 혼자 있는데 익숙했다. 그런 방에는 나밖에 없기 때문이다."남이시우씨를 보면 두려워요?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실 나는 배가 고프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노경주가, 배가고프냐고 묻지 않는다.
"절 따라 오세요"
나는 노경주를 따라 나간다. 그로부터 나는 원장 의사, 의경, 한종씨를 만난다. 나는 겉옷을 벗고 군청색 헌 제복으로 갈아 입는다. 쭈글쭈글한 그 옷을입자 이제 나는 갇힌 몸이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