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민자당대표가 발언수위를 낮췄다. 14일 대전일보 인터뷰와 15일 유성행사, 서울행열차안 기자간담회등 쉴틈없이 강도높은 공격을 퍼부은 김대표가 16일 다시 평상시 그가 보여온 것처럼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16일 그는 강원도 삼척지구당행사에 참석해 "탈당이나 신당창당을 이야기 한적이 없다"고 했다. 표면적으로는 "이번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던 태도에서 급선회 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김대표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 것일까. 그런 추측은 답이 아닌 것 같다.김대표의 고수위발언이 있고 난 뒤 당내 민주계와 청와대에서 나온 이야기를종합해 보면 그의 발언수위가 낮아진다고 해서 김대표가 '자리'를 꿰차고 YS당에 남아 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대표의 14~15일 발언에서 봐도 그가더이상 김대통령과 그리고 그를 매도한 '얼굴없는 세력'들과 함께 정치적인행보를 같이 할수는 없을 것 같다.
현재로서는 김대표의 발언수위 조절은 "같은 길을 갈수 없다"는 대강의 방향은 잡혔을뿐 아직 구체적인 시기와 세부방법 면에서 결정된게 없다는 점을반영한듯 하다. 또 지금 자기발로 걸어가는 모습보다는 당내에 더 남아서 '곤욕'을 치르는 모습을 더 연출해 그에 대한 '동정심'에 의한 지지를 더 유발시키려는 계산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인력, 다시말해 세력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도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직 김대표가 가는 길을 따라갈 인사들의 수가당내에서 그렇게 많지는 않다. 딴살림을 차려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있을지도 의문이다. 또 너무 충청권에 한정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보수연합'의 성격을 가지려면 대구.경북과 민자당내 소외세력의 가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별다른 동조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TK인사들을포섭해야 한다. 그 이전에 자체의 세과시도 어느정도 필요한 대목이다. 너무 할일이 많은 것이다. 그만큼 시간이 더 필요하기도 하다. 그때까지는 당에 남아서 세력을 규합하며 당내 비주류의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그러나 김대표의 발언수위 조절과는 달리 그의 핵심측근들은 주초부터 바쁘다. 자기들끼리회합도 가지면서 연대가 가능한한 인사들에 대한 접촉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로서 포섭가능한 인사는 가능한 많이 끌어들인다는 계산이다.
결국 시간 문제일뿐 김대표측은 계속해서 YS화된 당에 남아 있지도 않을 것이고 남아 있을 수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표의 신당창당구상이 가시화되었다. 16일 이대표의 공보비서관인 김昶軾씨는 기자실에 나타나 "이대표는 대표직사퇴와 함께 지자제이전에 신당창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물론 김비서관의 발언에 대해즉각 이대표는 부인을 했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이대표의 반응은 향후시나리오를 성급하게 미리발표한데 대해 당혹감정도로 풀이하는 분위기다.그래서 정가의 관심은 이대표의 신당창당에 쏠리고 있다. 현재의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언급은 16일저녁 "대표직 사퇴후 당분간은 평당원으로 머무르겠다』는 대목이다. 아직은 유보적인 자세이다.
정가는 일단 이대표가 대표직사퇴후 다소 시차를 두겠지만 결국 신당창당으로 귀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서 이대표의 신당그림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이대표의 한측근은 신당은 3김청산과 세대교체, 정당정치개혁의 깃발을 내세우며 이대표를3김이후의 유일한 대안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선거를 통해 비호남지역에서 기반을 구축한뒤 그 결과를 토대로 영남중부권의야당세력을 규합, 96년총선에서 97년대권도전의 기반을 마련할 구상"이라고소개했다.
이 측근은 "당장 지방선거에 초점을 맞출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신당을 만들면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관료출신의 희망자들이 적잖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이대표측은 신당창당과 관련, 겉으로는 "동조의원수에 연연해 하지않겠다"면서도 속으로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닌 표정이다. 현재 동반사퇴의원이 5명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 신민당이나 무소속의원들중 일부가 이대표측에 가세할지도 불투명하다.
그래서 이들은 신당추진세력은 오히려 기성정치권인사보다는 전직장차관등행정관료경험자를 비롯 각계 유능한 인사들이 중심이 돼 신당돌풍을 일으킨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