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기대왕전-서구단의 부진

입력 1995-01-17 00:00:00

근간에 서구단의 부진은 눈에 띄게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한때 슬럼프는 있게 마련이지만 서구단은 너무 장시간 지속되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앞으로 계속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4인幇의 대열에서도 완전히 밀려날 최악의상태가 될지 모른다.이 바둑에서도 서구단은 예전같은 집요함이나 특유의 날카로움을 보여주지못하고 이칠단의 종횡무진한 공격력 앞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끌려다니고만 있다.

검토실에서 백80이 전해지자, "서명(서구단의 애칭)이 이렇게 헤매는 바둑은처음본다"며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사실 백80같은 수는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둔 수가 아니라 막연한 착점이다.중앙 백말도 수습이 덜된 상황이지만 좌변 흑陣을 그냥 방치할수없었던 것이다. 이렇게라도 엉거주춤하게 두지 않으면 안될 형편인것이 서구단으로서는무척 괴로운 심정일 게다.

그런데 백86까지에서 88을 허용하며 흑87, 89를 택한 이칠단의 변신에도 논란이 있었다.

흑87은 무조건 88에 머리를 내밀어야 한다는 것인데 백'가'로 응수하여 별의미가 없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양현모〉

(강평:하찬석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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