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구멍뚫린 경찰 공조

입력 1995-01-16 00:00:00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던 10만원권수표 위조범이 시민의 제보로 잡혔다. 사건발생 10여일만에 다행스럽게 범인은 잡혔지만 이번 사건도 경찰이자력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고 시민제보로 가까스로 해결함으로써 경찰의 수사능력에 또 한번 실망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번에도 경찰수사의 고질적 문제인 공조체제가 제대로 되지않아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는 잘못을 저질러 비난을 받고 있다.경찰은 10만원권 위조수표가 신고됐을때 일제 캐논컬러복사기로 복사한 것이라는 사실을 일찍 알아내고도 수표를 복사한 컬러복사기의 소재를 찾지못해수사를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했다. 이번에 수표를 복사한 복사기는 범인들이 훔친 것으로 이미 지난해 10월 도난신고가 경찰에 들어와 있었던 상황인데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복사기의 행방을 찾았던 경찰의 수사는 너무 근시안적이 아닐수 없다.

이같은 허술한 수사와 함께 이번 사건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범죄예방에 대한 조치를 경찰이 매우 등한히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에수표위조를 한 컬러복사기는 경찰이 평소에 소유자로 하여금 관리대장을 작성토록 해서 이를 정기적으로 점거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철저히 하지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사건이 터진뒤 경찰은 국내에 보급된 복사기의 대수조차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현재 컬러복사기는 경찰과 함께 한국은행에 소유신고를 하고 관리지시를 받도록 돼 있는데, 경찰에 신고된 복사기는 4백14대인데 한국은행에 신고된 것은 5백30대로 무려 1백여대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당국에 신고된것 이외도 밀수품이 상당수있는 것으로추정돼 지폐.수표를 비롯, 각종 증권을 위조할 수 있는 장비가 적지않게 당국의 관리를 벗어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이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대책없이 방치되는한 지폐.수표를 비롯, 상품권.입장권.승차권등 각종 유가증권이 손쉽게 위조돼 유통될 수 있는 불안한 상태에 노출돼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이같은 상황에 대처하는 경찰의 수사능력도이번사건에서 보여주었듯이 문제가 터질 경우 속수무책인 것이 또한 현실이고 보면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일단 4명이 범인으로 잡혔지만 아직도 배후인물이나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배제할 수 없는 것이 이번 사건의 규모다. 사건전모를 명확히 파헤쳐 지금까지의 각종 위조사건에 대한 문제점등을 파악해 앞으로는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할 것이다. 통화질서를 어지럽히는 범죄는 살인.강도등강력범보다 훨씬 심각한 범죄임을 수사당국은 인식하고 발생자체를 예방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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