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울타리없는 교실

입력 1995-01-14 08:00:00

엘리베이터안에서 자녀와 함께 탄 어머니가 욕설을 하면서 흥분하는 것을 보았다. 추운날 아이들에게 청소를 하게 한 교사를 비난하며 물질적 이유까지들면서 떠들어 댔다. '과연 그 아이들이 그들의 선생님을 존경하고 사랑할수 있을까?' 생각햐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가를 자문하게 된다. 칠판에 '인'자를 쓰며 인성을 외치던 옛 선생님보다 '입시'를 강요하는 우리네 선생님 때문일까.언젠가 외국을 방문했을 때 도시 한 복판에 대학건물이 하나씩 세워져 있는것을 본 적이 있다. 학교라면 울타리부터 먼저 치는 우리의 실정과는 너무다른 모습에 의아해 물었더니 '학교는 이 사회에서 건강하게 살기위해 지식과 정보를 쌓고 훈련하는 곳이며 그들이 결국 돌아갈 곳은 사회이다. 그렇기때문에 사회에 대한 격리(?)는 오히려 많은 시행착오와 불안감을 조성할 뿐'이라고 관계자는 일목요연하게 말했다.

우리는 인간을 성장, 발달시키는 것을 교육이라 외치고, 최선의 교육을 위한좋은 약을 제조하기 위해 많은 석학들을 배출하고, 해마다 교육법을 바꾸지만 가장 중요한 투여법을 잊은 것같다. 한 알의 약이라도 가정, 학교, 사회에서 동시에 투여해야 빨리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민학생의 날씨조사 숙제를 위해 전 가족이 온도계를 들고 다니는 이웃 다이아나의 가족을 보면 분명히 그들은 우리보다 쉽고도 합리적인 방법을 알고 있다.

가정, 학교, 사회의 울타리를 없애고 큰 교실을 만들자. 무거운 가방을 들고도 넘어지지 않게.

<무용가·효성여대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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