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론-김세철 (계명대교수.언론학)

입력 1995-01-13 00:00:00

지난6일 광복 50주년과 더불어 21세기가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김영삼대통령은 년두기자회견을 통해 {세계화}를 국정목표로 밝혔다. 함께 추진해야 할과제로는 {정부의 경쟁력 제고, 지방시대 개막, 경제안정 기반과 경쟁력 제고, 국민생활의 안전확보 및 질향상, 남북간 화해와 협력, 그리고 세계화 외교}등 6가지가 제시 되었다. 지난해말의 아태경제협력체(APEC)지도자회의 참석후 발표한 {세계화 구상}에 대한 실천적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국정목표 {세계화}---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국제화}라는 국정목표에 메달려 그말의 참뜻을헤아려 보려고 노력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갑작스러운 정부의 목표수정에 따라 매일 언론을 통해서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세계화}라는 말에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물론 21세기 일류국가건설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우리 모두가 {세계화}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된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사전논의와 합의라는 공논화과정이 생략된 문제 제기는 우리에게 엄청난 혼란과 당황스러움을 주고 있다. 또한 미흡한 개념 정의와 이해부족으로 무관심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냉소주의 경향마저 나타나고있다.

이미 {세계화}(gl로 하던 공산주의의 붕괴로 냉전의 양극체제가 무너지면서시작되었다. 이같은 역사적 전환기는 먼저 경제적 측면에서 각국이 경제우선주의를 내걸고 무한경쟁 체제로 돌입함으로써 국경없는 하나의 지구촌 개념으로 전개된 셈이다. 그러나 우리가 국정목표로 세운 {세계화}의 의미는 무엇보다도 신한국 건설을 위해 시야와 의식, 제도와 관행을 포함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모든 분야에 걸쳐 담겨 있다.

---신한국 건설을 위해---

이같은 내용의 {세계화}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무엇보다도기존구조의 조직틀을 개선하고 새로운 목적과 방향을 확립하는 작업이다. {세계화}를 위한 대내적인 여건의 정비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특히 사회구조의 복잡화와 그 기능의 다양화로 특정지어지는 현대사회가 개혁과 개방을통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해 가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원활한 정보의 유통 및 활용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따라서 언논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셈이다.

결국 언론은 자체적인 개혁을 통해서 스스로 {세계화}의 대열에 동참해야 될뿐만아니라, 다른 부분들의 {세계화}작업을 이끌고 밀어주어야 할 이중적인역할이 주어진 셈이다. 그러나 문민정부 등장후 2년이 지나는 현 시점에서도우리 언론의 현주소는 개혁의 물결이 비켜간 몇 안되는 치외법권 지역으로남아있다. 우선 언론의 자기성찰 없이는 {세계화} 역시 구호만의 공염불로 끝날 것이다. 특히 한국언론의 현실과 그 구조적 모순은 이미 오랜 세월속에서권.언유착의 이해관계를 맺음으로써 권력체제의 논리에 안주하는 정보상품의획일화가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 언론은 겸허하게 반성하는 자세로 제자리에 서서 주어진 자기 역할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제기된 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있는 언론이 {세계화}의 실천을 위해서 먼저 스스로의 역할을 제고시킬뿐 아니라, 사회 제분야의 변화와 개혁을 실현시킬 수 있는 여건조성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가야 할것이다.

---언론이 여건만들어야---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언론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이해와 더불어 이에 따른 정책과 제도의 개선 및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른 제반 문제의 올바른 인식과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언론 자체의 개혁의지가 실천적 차원에서 요구된다. 그러나 언론 역할의 성패는 결국 언론인들의 자세에 달려있다. 무엇보다도 사명감을 가지고 임무를 수행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의 실상과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국민 개개인의 적극적인 관심과 비판적인 참여가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국민의 합의로 선택받는 {세계화}의 성공은 언론의 자기확립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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