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 본 사라암 , 총무가 안보인다"사회자의 다급한 목소리에 시끌벅적하던 버스안이 순간 조용해졌다. 과연 총무가 안보였다. 아뿔사,아까 간이휴게소에서 혼자 처졌구나. 고산을 출발해감포에 갈때까지 휴게소마다 "요강 비우이소. 도착지는 아직 남았심더" 낭랑한(?) 목소리로 우리를 챙겨주더니 급기야 자기 요강을 비우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누가 우리 총무 못보셨나요? 선탠을 안해도 멋있는 얼굴에 반짝반짝 윤나는머리, 전통신발(백고무신)을 고집하는 고산특산물인데…' 여자부회장을 맡고있는 나는 약간의 책임감을 느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 옛말 하나도그른게 없어. 아비(회장)없는 자식은 표가 안나도 어미(총무)없는 자식은 표난다더니 이일을 우짤꼬' 출발지점으로 가자느니 다음 휴게소에서 기다리자느니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일단 경산휴게소에서 기다려보기로 했다. 모두들눈을 부릅뜨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이윽고 오른쪽 깜박이를 넣으며 다가오는 검은 물체, 우리의 '깜'총무가 돌아왔다. 웃옷을 벗어 계속 흔들며 수십대의 차량을 보낸후에야 마음씨 좋은 어떤분의 도움으로 뒤따라올 수가 있었단다.
"총무야, 내년 야외정기회의때도 '요강 비우이소' 그 말 다시 듣고싶다" 우린 회장의 인사말대로 추억에 남는 하루를 과거속으로 밀어넣고 국교동기생(고산국교 29회)간의 영원한 우정을 다짐하며 돌아왔다.
'오늘 내가 헛되이 보낸 하루는 어제 죽은 그가 그렇게도 바라던 내일이었다'는 말이 있다. 그래, 오늘은 분명 의미있는 날이었어.
(대구시 수성구 범어4동 가든하이츠 302동 7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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