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본 어린이세계

입력 1995-01-05 08:00:00

도화지에 동그라미를 그려주고 그속에 부모와 자기를 그리게하는 방법을 이용한 가족화이다. 이는 만다라와 대칭과 중심화의 원리를 이용하여 깊은 인간의 정서반응을 끌어내고자 하는데 있다.이모군의 동그라미 중심 가족화에서는 먼저 여린 필체(독자들이 식별할 수있도록 덧칠한 상태)로 단숨에 그린데서 강한 충동성과 불안감을 엿볼 수 있다. 어머니를 원의 중심에 크게 그린 것으로 보아 어머니를 가족 가운데서권위자로 지각하고 있으며,어머니 머리위의 번개(상징)는 어머니에 대한 공포와 위압감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어머니의 커다란 눈이 계속 자신을 감시하는 듯한 느낌을 나타냈다.

자신의 모습은 아주 작게 한 귀퉁이에 그렸으며 눈과 귀 등을 생략, 듣지도보고 싶지도 않다는 심리를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어머니에게 의존하고 싶은욕구가 신체표현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버지는 자신으로부터 더 멀리 두었으며,부모사이도 친밀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 아동의 주의산만이나 원만하지 못한 교우관계,의사소통 부족 등의 증세는그 원인이 부모와의 잘못된 관계에 있음을 그림에서 읽을 수 있다. 특히 이군의 어머니가 그린 가족화에서도 그녀가 정서적으로 메마른 환경에서 자란것이 나타나 이러한 가족환경이 이군의 그림에서 재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김동연(대구대 심리치료학과 교수·한국미술치료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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