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한해를 저울질하는 신춘문예에서 보다 무게있는 작품을 기대하는 것은 가을걷이를 하는 농부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지난 여름의 기상이변 때문인지 올해는 예년만큼의 잘익은 낟알들이 쏟아지지 못해서 서운했다. 한사람의 신인을 뽑는다는 것은 절대적 평가와 상대적 평가를 함께 해야하고 거기에 덧붙여 '새로움'에 대한 자기개발도 고려해야 한다.당선작 '미로여행'(한재인)은 관념적 의식세계를 정서로 끌어내어 형상화시킨 작품이다. 시조가 형식 때문에 자칫 빠지기 쉬운 안이한 서정의 틀을 깨뜨리고 현실과 미래를 넘나들며 항해하는 삶의 궤적을 그려내는 솜씨는 믿음이 간다. '이 물 저 물 어우러진 물의 숲속 돛배 한 척' '들숨에 달빛 머금고 날숨에 어둠 토하며'같은 대목은 시조의 가락을 자기의 것으로 잘 익혀서내놓은 것이다.
또한'한겨울''한바다' '한밤중'으로 종장의 첫구에 '한'을 두원으로 쓴 것은환영할 일은 아니나 하나의 시도로 음미할만하다.
앞으로 보다 깊은 울림있는 소리를 뽑는 일에 매달리라고 권하고 싶다.최종심에 오른 작품으로 '길'(김삼호) '산구절초'(서진석)'패랭이꽃'(안원주)'태풍이후'(이판암) '표충사'(조미)등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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