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라연씨가 시에서는 차마 할 수 없었던 자신의 인생역정을 고백한 수필집 '춤추는 남자 시 쓰는 여자'(고려원간)를 펴냈다.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박씨는 집안의 가난때문에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입주가정교사 노릇을 하며 뒤늦게라도 향학열을 불태울 수 있다고 믿은 박씨는무명의 발레지망생과 결혼했다. 결혼후에는 남편을 국립무용단의 주역으로,대학교수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내조를 아끼지 않았다.
서른을 넘긴 나이에 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한 그는 90년 동아일보신촌문예에 시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가 당선돼 등단했으며 지난 봄학기부터는 대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박씨는 "세월이 흘러 딱지가 굳고 새살이 돋아 이제는 잊혀진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굳은 딱지를 벗겨낸 것같은 새삼스런 아픔이 밀려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