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북한지역에 불시착한 미헬기 조종사 데이비드 하일먼 준위 유해를미국에 인도키로 21일 전격적으로 합의한 것은 현재의 미.북 대화기조를 해치지 않으려는 의도와 함께 생존한 홀준위를 계속 억류함으로써 향후 대미협상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는 이중적인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우선 북한이 불시착 사건 발생 5일만이라는 예상외로 빠른 시일에 하일먼준위사체를 미측에 넘겨주기로 한 것은 지난 10월 21일 미.북 핵합의 이래 형성된 양국간의 대화무드에 악영향을 주지않으려는 것으로 판단된다.또 김일성사후 북한에 모아지고 있는 국제적 관심에 보다 호의적인 면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도 없지 않다고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이날 북한이 하일먼 준위 사체를 미측에 인도키로 합의한 시점이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이 "북한이 더이상 신병인도를 지연시킬 경우 북한과의 관계개선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가 나온 뒤라는 점에서 이같은 북한의 의도는 잘 드러나고 있다.북한은 사실 늦어도 95년 봄까지는 워싱턴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해 외교적경제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입장인데다 대북 경수로 지원과 관련,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와함께 북한은 미국으로부터의 각종 경제규제 완화조치를 원하고 있으며대체에너지로서 상당량의 중유를 제공받는데도 미국의 도움이 있어야 하는 처지.
더욱이 그동안 꾸준히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추구해온 북한으로서는 이제 갓걸음마단계에 들어선 미국과의 관계개선를 해치거나 그 수준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기를 원치않고 있는 것이라 할수 있다.
북한은 아울러 하일먼준위 시신을 성탄절 선물로 제공함으로써 {북한이 신뢰할수 있는 대화상대}임을 미국 등 세계에 과시하는 선전효과도 노리고 있는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이같은 합의의 배경에는 대미관계개선을 아직 주석직을 공식승계하지않고 있는 자신의 입지강화에 활용하려는 김정일의 의도도 배어있는 것으로풀이할 수있다.
그러나 북한이 생존한 홀준위를 여전히 북한내에 억류키로 한 것은 송환문제카드를 활용, 향후 대미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즉, 북한으로서는 하일먼준위 유해 인도라는 선물을 미측에 제공한 사실을강조하면서 연락사무소 개설, 중유 공급 협상 등에 있어 미측의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것.
홀준위의 억류는 또한 미헬기사고와 관련, 미측이 북한에 사과해야 한다는그들의 입장을 강화시키려는 의도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즉, 다분히 대내정치에 활용하려는 속셈이 배어있는 이같은 사과요구는 미측이 이를 수용할 경우 김정일의 입지가 훨씬 강화된다는 점에서 북한에게 있어서는 매우 매력적인 카드인 셈.
실제로 지난 68년의 푸에블로호사건에 있어서 미측은 북한과 23차례나 가진비밀접촉끝에 "푸에블로호가 북한의 영해를 침범했다"고 시인, 사실상 북한의 사과요구를 들어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대가로 승무원 83명(사망자시체 1구포함)을 송환받을 수 있었다.
한편 북한은 지난 4월 군사정전위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한 뒤에 발생한 이번사건의 해결을 논의하는데 있어 일관되게 {정전위 회의}라는 명칭을 거부함으로써 군정위체제를 사실상 와해시키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즉, 21일 오후 개최된 미.북 장성급 접촉과 관련, 미측은 정전위 소속 장성을 회의에 내보내려 했으나 북한의 거부로 정전위 소속이 아닌 스미스소장이 회의에 참석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의에 앞서 한국군은 미측에게 북한과의 회담에 임하는 미장성이 정전위대표라는 점을 북한측에 밝혀주도록 비공식 요청, 미측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파악됐으나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려는 북한의 입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우리정부의 시급한 과제임을 다시 확인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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