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자신찬발언 의미

입력 1994-12-20 12:57:00

침묵을 지키던 김종비민자당대표는 19일 당운영과 관련해 말문을 열었다.그는 19일 확대당직자회의 석상에서 "당의 기구개편없이 현 기구 그대로 가게될 것이다"며 "그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앞으로 잡음이 없도록 하라"고 했다.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특히 민주계를 중심으로한지도체제 개편론과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당밖에서 이야기되고 개인의견이 마치 당론인 것처럼 비치는 것은 소망스럽지 않다"고 강조했다.최형우내무장관의 발언을 겨냥한 것임은 분명하다. "당론이 분열되고 당론이구구각각으로 비칠 염려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그는 민주계 중심으로 완전히 개편될 것이라던 중앙상무위원회도 "손대지 않는다"고 했다. 결과는 더 두고 봐야 겠지만 일단은 최근에 일어났던 당내의신경전에서 김대표가 전반전을 승리한 것으로 봐야 할 것같다. 그의 발언으로만 본다면 내년 2월 초순 열릴 민자당의 전당대회는 지방선거를 앞둔 출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대표체재로 지방선거를 치른다는 것이다.당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그의 거취 문제도 당분간은 잠잠해질 전망이다. 그는 이날 짧으면서도 자신에 찬 어투로 이야기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그의 무표정은 어두운 측면이 아니라 굳은 그의 마음을대변한 것이었다.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장을 나서면서 김대표의 얼굴에는 어두운 표정이 없었다. 오히려 자신감에 찬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대표 거취문제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민자당내의지배적인 분석이다. 대통령이 김대표의 거취에 대한 표명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이 이렇게 분란에 빠지는데도 청와대는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적어도 대표교체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김대표흔들기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을 안고있는 것이다."기구개편이 없다고 했지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는 것이 당내 민주계들의 이야기다. 바로 이 점이 일단은 잠잠할 것으로 보이는 당내에서 갖가지억측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없지않다.

한편 김대표의 발언에 대한 각 계파의 반응도 다양했다. 우선 당직자들을 제외한 민주계에서는 불만이다.

김대표가 있으므로 그들의 활동과 발언범위가 축소된다는 판단때문이다. 백남치정조실장은 "일단 두고봐야 한다"고 했다.

일부 친민주계 성향을 제외한 민정계의 다수의원들은 "일단 당이 잠잠해져잘됐다"는 반응이었다. "현재로선 괜히 당에 분란이 생겨서는 안된다"고 했다."JP가 희망은 될 수 없지만 (보수진영의)위안은 된다"는 것이 민정계의 시각이다. 평소 김대표에 대해 냉소적이었던 민정계도 그중 일부가 최근의 사태를 계기로 친JP성향을 보인 것도 김대표진영으로서는 소득이라고 할 수있다.공화계의 반응은 당연, 환영일색이다. 조부영정조실장은 "결국 이렇게 될 줄알았다"며 "언론이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김대표를 흔들어 놓았다"고 불만을 표했다. 공화계의 한 관계자는 또 "민주계가 김대표를 못살게 구는 것이마치 시계를 3-4년전으로 돌려 놓은 것 같다"며 "3당통합후 YS가 얼마나 시달림을 받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