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산책

입력 1994-1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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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이제 바둑계의 관심은 서봉수 9단이 과연 이번 대기록수립을 계기로 지난 1년여의 무기력에서 벗어나느냐 하는 것. 현재의 판도라면 서9단은{4인방}의 일원으로서도 그 위치가 불안한 실정이다. 타이틀은 갖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으며 이번 시즌에는 도전무대에 등장할 기회도 많지 않을 것으로보인다. 국제대회의 성적이 좋으냐 하면 그런것도 아니다. 얼마전에 있었던제1회 한-중 프로대항전에서는 직전까지 중국선수와 대국해서는 한번도 패한적이 없다는 기록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뜻밖에 2연패를 당하면서 한국팀 동료들을 초조하게 만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12월 초순 중국 상해에서 개막된 제3회 {진로배}세계대회에서도 제2장으로 출전했으나 이번에는일본의 중견 미야자와(궁택오낭) 9단에게 힘없이 패퇴하고 말았다.서9단 1천승의 제물이 되었던 장수영(장수영)9단은 최근 바둑관계자들과의사석에서 [서9단과 대국할 당시의 느낌으로는 서9단이 컨디션을 회복했구나하는 것이었는데, 미야자와에게 맥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니 서9단의 슬럼프가뜻밖에 오래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 서봉수의4인방 탈락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흘려넘길 것만은 아니다. 4인방을 노리고 있는 있는 사람은 많다. 양재호(양재호)는 오래 전부터 4인방 주변을 맴돌면서 무언가를 호시탐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최규병(최규병) 임선근(임선근)등이 철옹성으로 여겨지던 4인방의 담너머에서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윤성현(윤성현)을 선두주자로 하는 {신 4인방}이 쫓아 올라오는 속도도 무섭다.서9단이{응씨배(응시배)} 우승 이후 왜 갑자기 슬럼프에 빠졌느냐 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본인은 [체력의 열세]라고만 말하고 있다. 그러나체력이란 것은 하루 아침에 좋아지거나 니빠지는 것이 아니므로 결국은 정신력의 문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1천승 돌파는, 서9단으로서는 처음 누려 보는 {국내 최초}의 기쁨일텐데, 그 기쁨이 아무쪼록,{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력과 파괴력}을 무기로 하는 서봉수 바둑에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지금이 서봉수의 바둑인생에서는 또하나의 고비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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