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커플 대학가 새 풍속도

입력 1994-12-17 08:00:00

"연인이 되려면 먼저 계약부터 하라". 최근 대학가에서는 계약기간을 미리정하고 데이트 기간을 가진 뒤 본격적인 교제 여부를 결정하는 '계약커플'이새로운 풍속도로 등장하고있다.계약커플은 결혼상대를 고르기 위해 동거생활에 들어가는 계약결혼과는 다른 새로운 풍속. 주로 같은 과나 동아리의 동료나 선후배들끼리 1~3개월간의계약기간을 정해놓고 일단 사귀어본후 서로 마음에 들면 본격적인 연인 사이로 관계를 발전시킨다.

이채로운 것은 계약커플을 맺은 남녀가 공공연히 계약사실을 선포하고 다닌다는 점. 여기에는 "이 사람은 나와 계약커플이니 넘보지 말라"는 경고성메시지가 담겨있다.

계약커플이 된 남녀는 나중에 계약이 실패로 돌아가더라도(헤어지더라도)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는다. 보통 가볍게 교제를시작하지만 드물게는 동거식 계약커플도 없지 않다.

최근 같은 과 동기 남학생과 계약커플이 되었다는 ㄱ대학교 심리학과 1년박모양(20)은 "평소 호감을 갖고 있던 중 친구들의 권유로 계약커플이 됐다"며 "계약기간을 정해 부담없이 사귀어 본 뒤 본격 교제 여부를 가릴 것"이라말했다.

계약커플이 성공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한다. ㄱ대학교 김모양(22)은 "그러나 학생들은 계약커플이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이를 구설수로 생각하지 않는경향이 많다"며 "교제 전에 일정 유예기간을 둔다는 점에서 계약커플은 신세대의 독특한 세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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