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 불러도 잘봐주이소" 애교어린 인사말에 이어 할머니는 '처녀뱃사공'을 구성지게 부른다. 가사,음정,박자 모두가 민요가락인지 가요인지 구별할수 없는 묘한 노래이지만 무대아래 노인들은 들썩들썩 어깨춤을 춘다.13일 오후3시 대구시 북구 대현동 대구YWCA 일하는 여성의집(관장 윤귀분)강당에선 흥겨운 장구가락과 기타선율속에 할머니,할아버지들의 노래자랑 한마당이 펼쳐졌다. 대구Y파출회원(파출부,파출요리사, 파출간병인)들이 마련해준 동네노인초청 망년회겸 '경로잔치'. 1백여명의 파출회원들이 그간 1인당 월2천원씩 회비를 내서 모은 1백만원으로 연례행사인 가을야유회 대신 의미있는 일을 하자고 뜻을 모아 마련한 자리이다.이날 잔치에는 대현동 감밭경로당의 노인들을 위주로하여 1백20여명이 초청됐다. 대부분 40~60대인 파출회원들은 이날하루만큼은 고된 일손을 쉬고 고운 한복차림으로 노인들을 맞았다. 회원들이 갖은 솜씨를 부려 끓인 떡국과잡채, 과일, 과자등이 푸짐하게 차려졌고 식사후엔 흥겨운 노래와 춤무대가열렸다. 대구Y의 할머니모임인 백합클럽과 장미클럽 회원들이 찬조출연, '울산아가씨'와 민요를 불렀고 역시 대구Y 우리가락교실회원들이 사물놀이를 연주해 흥을 돋웠다. 이어 열린 즉석노래자랑에는 참기름선물이 주어졌다.이경로잔치는 지난해 대구Y주최 할머니가요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던 안재란할머니의 신명나는 '신토불이' 열창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양말 한켤레씩을 선물받은 노인들은 흐뭇해했고 파출회원들은 『부모님 생각이 난다』며 눈물짓기도 했다. 파출회원모임의 박경회장은 "즐거워하시는 노인들을 보니 매년 경로잔치를 마련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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